“나 김송희 집사와 말 안해” 주일날 교회 식당에서 뜬금없이 J권사님이 말씀하셨다. 나는”왜요” 동시에 눈이 J권사님과 마주쳤다. J권사님 왈 ”이빨에 고추가루” 한마디에 서로 마주보며 한참 동안 깔깔거렸다. 주위에 계신 분들은 왜 우리가 이렇게 웃는지 어리둥절해하였다.
내용인즉, 2-3개월 전이다. 주일날 점심식사 후 J권사님과 한참 수다를 떨었다.
수다를 떨고 난 후 교회 중요한 성경공부 때문에 부목사님, 장로님, 남자 집사님들을 만나야만 되었다. 정신없이 큰 교회를 헤집고 모든 임무를 완수한 후, 우리 아이들 성경공부가 아직도 끝나지 않아 또 수다를 떨려고 의자에 앉았다. 몇마디 하고 있는데 맞은 편에 앉아 계시던 K집사님이 이빨을 보라며 거울을 주었다.
순간 너무 당황하였다. 한 가운데 이빨에 큼직한 고추가루가 껴있지 않은가!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얼마나 얼굴이 화끈거리던지, 점심 이후 만났던 장로님, 부목사님, 남자 집사님들의 얼굴을 생각하면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집에 와서도, 도저히 진정이 되지 않았다. 밤잠을 설쳤다. 개인적으로 식사 후 이빨에 고추가루 껴있는 것과 식후 물로 입을 헹구는 것을 유독 싫어하기 때문에 이렇듯 예민한지 모른다.
갑자기 점심식사 후 처음 만나 수다를 떨었던 J권사님이 야속하게 느껴졌다. 그 다음날 아침부터 J권사님께 전화를 했다. ”권사님 어제 내 이빨에 고추가루 꼈었는데 왜 이야기 안 했어요. 어제 따라 사람도 많이 만났는데 창피해서 얼굴을 못 들고 다니겠어요.”
그랬더니 권사님 왈 ”나는 못 봤는데, 진짜야 나 못 봤어, 봤으면 이야기했지” 웃으면서 그러셨다.
자초지종을 다 듣고 난 후, 옆에 계시던 여성 성도님들 모두 입을 모아 우리는 여성이니 남자분들이 하지 못할 이야기는 우리끼리 서로 이야기하여 주자는 결론을 내렸다.
어디 이빨의 고추가루 뿐이겠는가. 마스카라가 눈밑에 번졌을 때, 치마, 바지 밑단이 터졌을 때 등. 사생활 존중한다고 모른 척 할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일러주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어쩔 수없이 김치먹고, 인정을 살피는 한국 사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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