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린 존’‘바디 오브 라이즈’‘킹덤’‘메신저’등 줄줄이 참패
▶ 할리웃 영화사들“전쟁영화 계획 없어”
할리웃의 메이저 스튜디오들은 당분간 더 이상 전쟁영화를 만들지 않을 것인가. 이 같은 질문은 지난달 12일 개봉된 맷 데이몬이 주연하고 폴 그린그래스가 감독한 이라크전 영화 ‘그린 존’이 흥행에서 죽을 쑤고 있으면서 나오고 있는 말이다.
제작비 1억달러가 투입된 ‘그린 존’은 개봉 첫 주말 사흘간 달랑 총 1,400만달러를 벌었는데 개봉 17일째인 29일 현재 총 수입이 고작 3,000만달러에 머물러 배급사인 유니버설이 큰 손해를 보게 됐다.
최근에 미국이 개입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관한 영화가 계속 흥행서 실패하면서 유니버설 측은 ‘그린 존’이 이라크전 영화가 아니라 그 전쟁을 배경으로 한 액션영화라고 선전했으나 관객에게 먹혀들지가 못했다.
유니버설은 이 영화 선전에 빅히트작 ‘본 아이덴티티’ 시리즈의 장본인들인 데이몬과 그린그래스의 이름을 강조하면서 젊은 액션 팬들을 유혹했지만 별무 효과였다.
최근에 만들어진 이라크전 영화들은 모두 흥행서 실패했는데 이런 영화들 중에는 수퍼스타 러셀 크로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나온 ‘바디 오브 라이즈’와 제이미 팍스가 주연한 ‘킹덤’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일라이의 계곡’‘스탑-로스’‘형제’ 및 올해 오스카상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던 우디 해럴슨이 나온 ‘메신저’ 등도 모두 흥행서 죽을 쒔다. 올해 오스카 작품과 감독상 등을 탄 ‘허트 라커’도 마찬가지. 이 영화의 총 흥행수입은 달랑 1,400만달러. 보통 한 영화가 오스카 작품상을 받으면 그 다음 주에 흥행 성적이 수백만달러는 오르는데 이 영화는 100만달러밖에 추
가하지를 못했다.
이런 현상은 팬들이 매일 같이 뉴스로 접하는 어두운 현실을 구태여 돈을 내고 극장에 가서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그린 존’의 실패로 할리웃의 메이저들은 적어도 당분간은 전쟁영화를 만들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고 말한다.
연예전문지 버라이어티에 의하면 현재 소니, 디즈니, 폭스 및 패라마운트 등 메이저 스튜디오들 중 단 한 회사도 전쟁영화를 준비하고 있는 영화사가 없는데 부시 정권 때 이라크전을 둘러싼 실화인 CIA 요원 발레리 플라메 사건을 다룬 ‘페어게임’은 션 펜과 네이오미 와츠가 주연하고 있는데도 아직까지 개봉날짜를 못 잡고 있다.
유독 혼자 전쟁영화를 준비하고 있는 영화사가 워너브라더스. 워너사는 ‘더티 더즌’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마이클 맨 감독 예정)를 리메이크할 예정이다.
빅 스크린뿐 아니라 전쟁영화는 TV에서도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얻고 있다. 프리미엄 TV HBO가 거액을 투입해 만든 10부작 ‘태평양’의 첫 회가 최근 방영됐을 때 이를 본 시청자는 모두 310만명에 불과했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탐 행스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시리즈는 미군의 태평양 전쟁을 치열하게 사실적으로 그린 훌륭한 작품인데도 팬들의 반응이 낮았다. 이 시리즈의 자매편이라 할 수 있는 미군의 유럽 전쟁을 다룬 ‘밴드 오브 브라더스’가 지난 9년 전에 방영됐을 때 그 첫 회를 본 시청자수는 모두 1,000만명이었다.
<박흥진 편집위원>
맷 데이몬 주연의 ‘그린 존’(위)과 올해 오스카 작품상을 받은 ‘허트 라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