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작ㆍ게스트 줄이거나 스폰서 추가확보 나서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국고 지원을 받는 국제영화제들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지원금 탓에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고 있다.
8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6개 국제영화제에 대한 국고 지원금은 지난해의 42억원에서 7억원이 줄어든 35억원으로 책정됐다. 영화제 평가예산 1억원을 뺀 실질적인 지원금은 3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억원이 감소했다.
영화제별로는 부산국제영화제에 15억원(지난해보다 3억 감소), 전주국제영화제에 7억원(3억원 감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4억5천만원(5천만원 감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3억원(1억원 감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에 2억원(5천만원 감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2억5천만원(지난해와 동일)이 지원된다.
국고를 지원받는 이들 6개 국제영화제는 줄어든 지원금에 맞춰 전체 예산을 줄이거나 기업 스폰서 등을 추가로 확보해야할 처지다.
29일 개막하는 전주국제영화제는 상영작 편수와 해외 게스트 수를 줄여 대관료, 번역과 자막 제작 비용, 게스트의 항공권, 숙박 비용 등을 낮추고 인건비와 소모성 경비도 줄였다.
상영작 전체 편수는 지난해 200편에서 올해 209편으로 다소 늘었지만, 이 가운데 장편은 147편에서 131편으로 16편이 줄었다. 지난해 131명이었던 해외 게스트는 올해 100여명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성기석 전주국제영화제 사무국장은 "지난해에는 영화제 10주년을 맞아 예산이 컸지만 올해 예산은 국고와 시 지원금을 합쳐 지난해보다 5억원이 줄어 31억원"이라면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지원금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예산을 낮게 잡았다"고 말했다.
8일 개막하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측은 영화제 개막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전체 예산 12억 가운데 국고 지원금이 지난해보다 1억원 축소된 사실을 통보받고 난감해하고 있다.
매년 영화제 전후로 지원금을 받았는데 갑작스럽게 영화제 규모를 줄일 수 없어 우선 계획대로 영화제를 진행하고 부족한 예산은 후원금이나 협찬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7월 열리는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는 전체 8억원 예산에서 5천만원이 줄어들어 타격이 크다. 그러나 상영작 편수를 줄이기보다는 스폰서를 더 확보하는 데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
정소영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사무국장은 "상영작을 줄일 계획은 없다. 상영작이 줄어들면 내년에 지원금이 더 줄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영화제 규모를 축소하기보다는 사업별로 예산을 줄일 계획이다.
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는 "스폰서를 더 확보해야겠지만 긴축을 해야할 것 같다. 초청은 줄일 수 없어 부서별로 10퍼센트씩 예산을 삭감하는 방향을 검토중"이라면서 "수익사업을 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지원을 줄이는데 대해 아쉬움이 많다"면서 "칸 영화제나 베를린 영화제도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영화제가 문화 산업이나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판단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8일 오후 국회 도서관에서 ‘국내 개최 국제영화제의 지원방향과 발전방향’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최문순 의원 주최로 열렸다.
발표자로 나선 허욱 용인대 교수는 정부가 지원금을 축소한 것은 영화제가 가진 문화적 가치를 훼손하고 정치적, 경제적 잣대로 영화를 재단하려는 발상에서 나왔다고 지적했다.
강성률 광운대 교수는 다른 발표에서 국제영화제에 대한 국고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한국 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영화제에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제 발표에 이어 정헌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책임연구원, 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 김동원 감독, 임순혜 공공미디어연구소 이사 등이 참여한 토론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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