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나 여행을 떠나며 내가 챙기지 않는것이 하나 있습니다. 물론 남편이 챙기지만 그래서 내가 관심 밖에 두는것은 아님니다. 카메라-, 주름살이 늘어가는 얼굴을 찍는것도 별로 흥미있는 일이 아니지만 무엇보다 이제는 있는 사진도 하나씩 정리하고 처분해야 되는 나이가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기 때믄 입니다. 오래전 돌아가신 어머니의 사진을 정리하면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풀잎하나 꽃잎하나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찍어오래오래 간직하고 남김니다. 로렐라이 언덕이나 노틀담 사원도, 피사의 사탑도 마음에 찍어놓고 가끔 혼자 흐믓해 합니다. 왜냐하면 어떤때는 찍어놓은 사진을 놓고 “여기가 어느 사원 이었지, 아니 거긴 나중에 갔는데…” 하루에도 몇군데 비슷 비슷한곳을 다녀 찍어놓고 나면 거기가 거기 같고 그놈이나 이놈이나 다를바 없느게 그걸 헤아리고 구분 하는데 더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그리고 그 수많이 찍어 놓은 사진을 자주 들여다 보는건 더욱더 아니고요.
고등학교때 특별활동반에 사진반 선배들을 보면 부러웠습니다.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나가는 모습을보면 그렇게 멋있어 보였습니다. 나도 사진반에 들겠다고 카메라를 들고 나오는데 계집애가 그러고 다니면 건방져 보이고 공부도 안한다며오빠에게 거의 강제적으로 빼앗겼습니다.
지난해 교회에서 사진 콘테스트가 있었습니다. 대상, 금상, 은상, 상을받은 모든 사진들이 제 눈에는 아름답고 흐믓한 사진 들입니다. 인물도 풍경도 꽃잎 하나하나도 창조주의 오묘한 손길이 새롭게 돋보였습니다. 정말로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사람들 입니다. 그중 한 사진이 눈에 띄었습니다. 보는 순간 가슴에서 “쿵” 소리가 났습니다. 다른사람들이 가진 손가락의 절반도 안되는 손가락 사이에 펜을 들고 책에 싸인을 해주는 이지선씨의 손 이었습니다. 그책이 “지선아 사랑해” 였을까? 저 손을 갖고 마음에 아픔도 슬픔도 괴로움도 모두 멋지게 날려 보내고 나보다 남을 위해살아가는 그의 모습이 눈에 선했습니다. 어찌 그 손이 아름답지 않고 그마음이 아름답지 않겠읍니까. 사진을 잘 찍은것보다 그 아름다운 손을 본 작가의 눈에 더 큰 박수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올해 또 두번째 콘테스트가 있습니다. 남편이 이것 저것 찍었던 사진을 골라봅니다. 나도 그때 오빠에게 카메라만 빼앗기지 않았으면 지금쯤 멋진 사진작가가 되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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