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이후 북한을 응징하는 여론이 비등할 때 ‘한국전’(The Korean War: A History)이라는 책이 출판되었다.
저자 브루스 커밍스는 한국 역사와 동아시아를 연구하는 학자다. 그의 친북 성향과 반미 정서 때문에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커밍스는 평화봉사단원으로 선린상업학교에서 1년간 영어를 가르쳤고 그 인연으로 한국근대사를 연구했는가보다. 무엇이 그를 친북 학자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대학교수인 한국 부인과 현재 버지니아에서 살고 있다.
그의 친북 성향은 한국 좌파 학자들의 논조와 유사점이 많다. 이 책은 한국전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는 비한국인들을 위한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이 출판되고 월스트릿 저널과 뉴욕 타임스에 여러 서평이 실렸다. 그는 2007년에 핼버스탬이 저술한 한국전쟁에 대한 평을 그대로 인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대로 한국 전쟁의 다른 면을 소개한 책이라는 평도 있다. 저자는 한국전 당시 종군기자들이 사실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고 비난도 한다.
그는 한국전이 내전이었으며 처음부터 미국이 개입할 사건이 아니었다고 한다. 한국 군대와 경찰이 자행한 양민학살을 미국 군사 고문단(KMAG)은 사전에 방지했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승만 정권은 북한 동조자라고 하여 20만을 살해한 반면에 북한은 2만이 좀 넘는 수라고 한다.
더구나 3년간 계속된 이북 폭격은 인종을 말살하려는 미군당국의 만행이라고 했다. 네이팜폭탄이 북한을 초토화 시켰으나 이북 정권은 굴하지 않고 지금까지 건재하다. 그는 또 북한을 스탈린 식 정권이라고들 하는데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그 이유는 북한이 정권을 잡으면서 다른 공산국가처럼 양민을 대량 학살한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그가 사용한 자료의 정확성에 의문점을 제기할 소지가 많다. 그는 노근리 사건을 여러 번 인용하며 미군의 잔학성을 강조한다. 미군들이 양민들을 1950년 6월 전쟁 초기에 대량 학살했다고 한다. 그리고 당시 이 사건에 참여했던 군인들의 증언도 있다는 것이다.
9살이었던 나는 아버지와 함께 광나루 다리 밑에 피난 중 미군 폭격기를 피하기 위하여 여자 치마를 뒤집어 쓴 인민군들을 목격했다. 그런 위장한 모습으로 미군과 교전하여 군인과 양민을 구별하지 못한 미군에게 많은 피해를 주었다. 아마 노근리 사건은 전쟁 초기에 치마를 뒤집어쓴 적군과 민간인들을 구별하지 못한 실수일 수도 있다.
그는 기록만 들먹거리는데 당시 전쟁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인용하며 인민군과 내무서원들의 잔학성도 포함했어야 한다. 그해 9월 서울 수표교 아래에 많은 우익 인사들을 몰아 놓고 따발총으로 학살한 것과 화신 백화점 지하실에도 사람들을 가득 채우고 폭탄을 던지고 불울 지른 사실을 왜 포함시키자 않았는지 알 수 없다.
인민재판을 받고 수많은 사람들이 서울거리에서 죽어 갔다. 포승줄이 모자라 납북자들을 철사 줄로 엮어서 끌고 가는 모습을 생각을 하면 지금도 몸서리가 처진다. 나는 직접 이 참상을 목격했다. 인민군들은 사람을 죽여도 인도적으로 죽였다고 그는 이야기 한다. 책을 구입한 아마존 이 책 서평란에 내 목격담을 써서 보냈다.
6:25는 우리가 마음에 묻을 일이 아니며 밝혀서 잘못된 것은 고쳐야 한다. 이런 일들이 전쟁을 겪은 우리 세대가 해야 할 일이다. 역사는 서술된 것 이외에 구술(Oral History)도 있다. 역사를 바로 잡기 위하여 전쟁을 겪은 우리 세대의 구술 캠페인도 심각하게 고려해야겠다.
이종혁 /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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