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반지의 제왕’으로 세계적 감독으로 부상한 뉴질랜드 영화감독 피터 잭슨이 뉴질랜드에서 찍으려는 새 영화 ‘호빗’을 둘러싸고 배우노조와 제작자측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급기야 뉴질랜드 정부까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갈등의 발단은 호주 배우노조인 ‘미디어 오락 예술 연맹’이 호빗 제작자들이 노조협약을 거부하고 있다며 회원들에게 조건이 열악한 비노조원 계약으로 일하게 될 우려가 있는 만큼 일을 거부해야한다고 촉구하면서 비롯됐다.
이에 잭슨은 호주 배우노조에 대해 ‘호주 깡패’들이라는 용어까지 사용할 정도로 격하게 반발하면서 배우노조가 계속 그렇게 나올 경우 호빗 촬영을 동유럽에 가서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같은 전례가 생긴다면 앞으로 대작 영화 제작자들이 뉴질랜드에 등을 돌릴 수 있다고도 했다.
영화 제작자인 뉴스라인, 워너 브러더스, MGM 등도 지난 28일 성명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은 작업을 하는 데 어떤 불확실성이나 불안요인이 있는 곳에서는 로케이션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잭슨의 입장에 동조했다.
그렇지만 배우노조의 입장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뉴질랜드 배우조합의 제니퍼 워드 리랜드 회장은 배우노조는 절대 호빗 제작을 위태롭게 할 생각이 없다면서 다만 제작에 참여하는 배우들이 다른 나라에서 하는 것처럼 공정한 계약을 맺고 일하게 되기를 바라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호빗 싸움이 팽팽하게 이어지면서 다급해진 건 누구보다 뉴질랜드 정부였다.
뉴질랜드 로케이션으로 생기는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가만히 앉아서 놓칠 수 없다는 계산도 계산이지만 영화 촬영지로서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겨서도 절대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뉴질랜드 정부의 검찰총장이기도 한 크리스 핀레이슨 예술 문화 장관은 29일 잭슨 감독과 뉴질랜드 배우노조에 각각 서한을 보내 호빗 문제와 관련해 정부도 법률적 자문을 구하고 있다며 원만한 해결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화 업계에서는 호빗이 뉴질랜드가 아닌 다른 곳에서 촬영될 경우 많은 외국 영화와 텔레비전 프로그램, 광고들도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호빗이 다른 데로 갈 경우 이로 인해 뉴질랜드가 앞으로 입게 될 손실은 최고 30억 달러까지도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미 나타나고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해 벌써 1천만 달러짜리 텔레비전 프로그램도 위태롭게 되고 있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의 한 영화 제작자는 뉴질랜드에서 찍는 영화, 텔레비전, 광고 등은 연간 60억 달러 상당이라며 이 중 절반은 모두 외국에서 와서 찍어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2008년 조사에 따르면 영화와 텔레비전 촬영으로 뉴질랜드에서는 2만2천여 개에 달라는 풀타임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61억 달러의 생산액이 창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