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25주년 맞아..주현미.현철.설운도 최다출연
방송 25주년을 맞은 KBS 1TV ‘가요무대’ 출연자들은 8일 밤 특집 5부작 마지막 편 방송을 앞두고 "가요무대는 전통가요를 지켜온 프로그램"이라며 입을 모았다.
설운도는 이날 KBS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요무대는 전통가요의 젖줄 같은 프로그램"이라며 "외국 음악의 물결 속에서도 우리 가요를 지켜왔다"고 말했다.
그는 "가요계에 데뷔해서 철모르던 시절 방송이 뭔지도 모르고 무대에 올랐던 게 엊그제 같은데 세월이 많이 흘렀다"며 "돌아가신 선배들과 마지막 무대를 함께 했는데 25주년 특집에 돌아가신 선배들이 못 나온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짠하다"고 감회를 밝혔다.
현철은 "’가요무대’는 우리의 김치문화, 된장문화를 담은 프로그램"이라며 "’가요무대’가 장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대중과 늘 호흡해 왔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576회로 최다 출연자로 선정된 주현미는 "사반세기란 얘기를 들으니 감동이 밀려든다"며 "가요무대가 아니었다면 현인 같은 전설적인 대선배들과 같은 무대에 설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감격했다. 주현미에 이어 현철과 설운도가 최다 출연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설운도는 ‘가요무대’의 의미에 대해 "전통가요를 하는 가수들은 ‘가요무대’를 통해서 스타가 됐다"며 "여기서 노래 실력을 인정받았다. 노래 못하는 사람은 표가 난다"고 강조했다.
주현미는 "지금도 ‘가요무대’ 섭외가 오면 그날부터 선배의 노래를 공부하느라 스트레스가 많다"며 웃었다.
현철은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로 1987년 리비아 공연을 꼽았다.
"리비아 대수로 공사 때 사하라 사막에서 고국의 가족들과 떨어져 있는 근로자들을 위해 공연했어요. 제가 그 당시 얼굴 없는 가수였는데 앙케트에서 근로자들이 보고 싶은 가수에 뽑혀서 공연을 하게 됐죠. 그때부터 인기가 상승하더라고요. ‘가요무대’ 덕분에 스타가 됐습니다."
이들은 젊은 후배들에 대한 걱정도 잊지 않았다.
설운도는 "요즘 젊은 후배들은 노래를 한다고 하지만 철학이 없다는 게 선배로서 아쉽다"고 했다.
"우리 세대까지는 힘들었던 시간을 보내고 연조가 있다보니 노래를 가슴으로 부릅니다. 인생의 철학을 알고 대목마다 드라마틱하게 부르지요. 요즘 젊은 애들은 노래를 배워서 흉내를 내지만 의미를 잘 모르는 것 같아요. 단장의 미아리 고개를 왜 울고 넘었는지 잘 모르는 거죠. 진한 감동이 노래로 표현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듭니다."
주현미는 "대기실에서 돌아가신 선배들의 영상을 보니 가슴이 벅차고 너무 그립다"며 "선배들처럼 후배들이 가요무대를 멋지게 이끌어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제가 신인 때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대중가요 하면 ‘눈물 젖은 두만강’이었는데 요즘 1위가 바뀐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지금은 옛 정서들이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너무 옛것이지만 이렇게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돼요."
’가요무대’의 MC 김동건에 대해 주현미는 "연륜이 있다보니 가요의 발자취를 전문가처럼 잘아신다"며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김동건 선생님의 얼굴을 보러 오신다"고 전했다.
설운도도 "흡입력이 있고 부드러운 게 강점"이라며 "가요무대가 천직이라고 생각하신다"고 전했다.
이들은 한뜻으로 ‘가요무대’가 계속 자리를 지켜주기를 바랐다.
주현미는 "제발 없애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고 싶다"고, 설운도는 "’가요무대’는 우리가 서야하는 무대"라고 강조했다.
"’가요무대’는 시청률에 관계없이 대중서비스 차원에서 하는 방송인데 시청률 경쟁에 밀리다보니 폐지가 항상 도마 위에 오릅니다. 전에도 원로선배들이 지팡이 짚고 사장실 점거농성을 해서 기사회생한 적 있습니다. 파란만장한 아픔을 겪었죠. 전에 많이 보였던 방청객들 중 돌아가셔서 지금 안 보이는 분들도 많아요. 바람이 있다면 이런 무대가 계속 존재했으면 하는 겁니다. 여기서 마지막 무대를 보여주고 싶어요."
’가요무대’는 이날 밤 10시 사반세기 특집 5부작 중 마지막 편인 ‘국민의 노래’를 방송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설문조사를 토대로 ‘눈물 젖은 두만강’ ‘동백아가씨’ 등 시대별 인기가요가 공개된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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