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사회에서도 북가주 사람들이 남가주 사람들에 대해 잘난 체를 한다. 남가주는 문화적으로 매우 수준이 낮으며 그 곳에서 벌어지는 범죄사건도 가히 말세적인데다 경찰 추격전이 벌어지면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내보내며 타인의 최후를 영화처럼 즐기는 이상한 관음증에 결려 있는 동네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한다.
북가주 한인사회 역시 가끔 남가주를 다녀오면 일종의 성지순례처럼 이름난 곳들을 찾아다니지만 북가주 한인들끼리 안 좋은 일이 벌어지면 “그래도 LA 보다 낫다”며 자위한다. 올해 들어 LA 한인회의 모습을 보면서 새삼 이런 자만을 하고 있다가 LA에 2명의 한인회장이 생긴 것처럼 2명의 선거관리위원장이 생겼다. 김상언 샌프란시스코지역한인회장의 ‘사퇴’라는 결단으로 맞고소라는 추한 법정 싸움을 모면하고 “그래도 타지역에 비해 모범적인 한인회 선거”라는 자랑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이런 ‘비교적’ 나은 한인회 운영에 있어 ‘사람’과 ‘상식’만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탁금만 해도 4만달러가 되는 선거에서 언제까지나 상대 후보의 ‘사퇴’등에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기관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
무엇보다 한인회의 선거세칙이 부실하다. 또한 이같은 부실한 제도가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보다 ‘모범적인’ 한인회를 자랑할 수 있기 위해서는 이런 전근대적인 단체운영이 하루 빨리 개선되어 주정부에 등록된 비영리단체에 걸맞는 회칙과 선거세칙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만이 이번에 발생한 것과 같은 소모적인 말싸움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방법이다. 또한 법조인들을 초빙해 ‘강제조정위원회’를 미리 구성해 각 후보로 하여금 그 유권해석을 따르겠다는 공증된 서면약속을 후보등록절차와 함께 하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한인회 이사회를 회장의 친위부대가 아닌 중립적인 감시기관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이사회가 있는 대부분의 비영리단체들은 이사회와 행정부가 완전히 독립되어 운영되고 있다. 모범적인 기업들도 투명한 회사운영을 위해 ‘사외이사제’를 도입하고 있는데 샌프란시스코 지역 한인회의 경우 회장이 모든 이사들을 데려왔다가 임기와 함께 전원이 함께 그만 두고 모두가 바뀌는 것은 극히 비정상적이다.
구멍가게도 아닌데 주먹구구식 운영은 창립한지 40년이 넘은 단체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서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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