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가수 시장에 ‘빅3’ 기획사인 SM, YG, JYP가 신판 삼국지를 쓰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후발 주자인 중소기획사들이 배출한 씨스타, 비스트, 시크릿 등 아이돌 그룹이 선전한 한해다. 이중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소속인 씨스타(효린, 보라, 소유, 다솜)는 지난 6월 데뷔해 6개월 만에 석장의 싱글을 내고 3곡을 히트시키며 두드러지는 활동을 했다.
씨스타는 최근 발표한 세번째 싱글 ‘니까짓게 뭔데’로 각종 음악차트 1위를 휩쓸었고 지난 9일 열린 골든디스크 시상식에서는 신인상을 수상했다.

1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한 멤버들은 "신기하단 생각밖에 안 든다"며 "각종 음악차트 1위를 차지한 것도 실감 안 나는데 단 한번 받는 신인상까지 연말에 복이 터졌다"고 웃었다.

이런 결과가 단번에 얻어진 건 아니다. 씨스타는 싱글을 한장씩 낼 때마다 차근차근 인지도를 넓혔다.
데뷔 싱글 ‘푸시 푸시(Push Push)’로 등장을 알렸고 두번째 싱글 ‘가식걸’로 팀명과 멤버들의 이름을 인식시켰으며 ‘니까짓게’로는 존재감을 높였다.

그 배경은 가창력과 팝스러운 댄스곡, 파워풀한 춤을 강조한 에너지 넘치는 무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효린, 소유 등 메인 보컬들의 풍성한 솔 창법은 여느 아이돌 그룹의 예쁜 목소리와 달랐다. 아이돌 그룹들을 긴장시키는 ‘MR(반주용 음악) 제거’ 동영상도 가창력 논란 대신 실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효린과 보라는 "우리도 ‘MR 제거’ 영상을 피해갈 수 없을테니 방송 무대에 오를 때마다 무척 신경이 쓰이더라"며 "다행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실력을 더 키우겠다는 욕심이 생기더라"고 말했다.
이들이 부른 히트곡을 만들어준 사람은 작곡가 용감한형제다.
"처음부터 용감한형제 오빠와 완벽하게 호흡이 맞진 않았어요. 하지만 점차 오빠가 우리의 음색을 파악했고, 우리도 오빠의 녹음 스타일에 익숙해졌죠. 그런 호흡이 ‘니까짓게’에서 좋은 결과로 나타난 것 같아요."(소유)
효린도 "오빠가 댄스곡의 범주 안에서 아프리카 사운드, 일렉트로닉과 록 사운드의 결합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며 "우리도 노래에 맞춰 ‘푸시 푸시’ 때는 귀여움, ‘가식걸’ 때는 성숙한 여성미, ‘니까짓게’에서는 잘 노는 신세대의 이미지로 변화를 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지금의 상승세가 2-3년간 소속사 연습실에서 매일 새벽까지 트레이닝 받은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효린과 소유는 과거 대형기획사 연습생으로도 있었기에 시간의 소중함이 절실했다고 한다.

"우린 ‘집에 갈 생각도, 밥 먹을 생각도 하지 말자’며 연습했어요. 다솜이가 멤버 중 가장 뒤늦게 합류했는데 정말 빠르게 실력을 키웠죠. 덕택에 무대는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빨리 올라가고 싶은 신나는 곳이죠. 매번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신나게 놀자’는 각오예요."(효린, 소유)
그러나 데뷔 이래 웃을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이들도 데뷔 초기, 외모 및 학창시절과 관련된 근거없는 악성 댓글에 오르내린 적이 있다.
다솜은 "한때 악성 댓글로 인해 의기소침해지고 운 적도 많다"며 "하지만 그런 글들이 더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효린도 "무대에만 오르면 자신있었는데 며칠 전 ‘얼굴 가리고 노래하라’는 글에 자신감이 떨어지더라"며 "뒤끝 없는 성격이니 애정어린 조언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