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추구하는 음악은 비움(Emptiness)과 정중동(movement in silence)에 있습니다. ‘정중동’은 움직임이 없는 가운데 움직임이 있다는 뜻입니다”
한국 타악기 연주자이며 작곡가인 박동욱 선생(한국 타악인회 명예회장.75)의 “한국 전통음악속에 자신의 음악 작품” 소개 특강이 9일 UC버클리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4시부터 동아시아연구소 6층 컨펀스 룸에서 열린 특강에서 박동욱 선생은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은 비움과 정중동이라면서 이에따라 자신의 작품속에는 정지와 움직임이 함께 내재되어 있다”고 말했다. 뉴욕 매네스 음악대학에서 타악기와 작곡, 보스턴 로엘대학원에서 지휘를 전공한 그는 “타악은 최초의 음악의 소리이자 우주의 맥박”이라고 말했다. 또 타악기의 기능을 리듬악기로서 뿐만아니라 음악의 공간을 설정하는데까지 그 역할이 넓혀져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곧 4분음표를 때리면 잔향으로 남는 길이까지가 한 박자로 다루어져야 하듯이 소리가 없는 공간과 잔향안에서도 음악이 느껴져야 한다는것. 최초로 서양 타악기를 공부하여 당시 고전음악 수준에 머물러있던 한국 음악의 영역을 넓혔다는 그는 타악은 때림에 따라 맑게 혹은 흐리게등 여러 음색이 나오며 소리에 생명의 기가 전달되어 관객은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버클리대 한국학센터의 한국학 커리큐럼의 일환으로 열린 이날 특강에서 박동욱 선생은 자신이 1968년에 쓴 3대의 플릇과 2인의 타악기 주자를 위한 첫 작품 ‘봄1’ 을 시작으로 여러곡의 작품 배경과 특색을 소개했다. State Fine Arts Program에 참가하여 만든 첫 작품은 플릇은 아리랑의 선율을 카논형식으로 연주하며 타악기는 여러 한국 민속장단을 연속적으로 제시하면서 시나위처럼 변주하고 있다. 1973년 한국 국립교향악단 수석 팀파니스트로 귀국한 그는 국립국악원에서 타악기 주법에 대한 강의를 하면서 실질적으로 한국전통타악기를 익힘으로 연주기법에 따른 다양한 음색과 다이나미즘을 만들어보는 경험도 하게되었다. 국립국악원 위촉으로 한국 타악기만을 위한 작품 ‘봄2’를 통해서는 처음으로 타악기가 장단만 치는 기능을 넘어 소리를 만드는 기능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박동욱 선생은 자신의 작품안에는 자연스럽게 한국 장단과 함께 멜로디가 섞여 있으며 5음음계가 바탕이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박동욱 선생은 이날 음악의 배경 설명과 아울러 실제 예로 콘트라코스타,펜타메터,동굴의 반향,효천등 5곡을 들려주기도 했다.
이날 특강에는 이화여대 재학중 박동욱 선생의 타악 강의를 들은 작곡가 나효신씨와 본보에 음악칼럼을 쓰고 있는 스텔라 장씨도 참석했다. 서울음대를 졸업후 추계예술대학 작곡가 교수로 근무후 은퇴한 부인(김혜자)과 함께 버클리에 온 박동욱 선생은 84년 김덕수 사물놀이패를 텍사스로 초청 미국내 최초로 소개하는등 한국 타악의 세계화에도 노력했다. 이러한 공로로 박동욱 선생은 국제타악기협회(PAS) 교육공로상, 국민음악상, 올해의 음악가상등 여러 상을 수상했다.
<손수락 기자 >
박동욱 선생이 9일 버클리대학에서 장고를 치면서 타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버클리에서 만난 박동욱 선생(오른쪽)과 제자 나효신(왼쪽에서 두번째). 서울음대 작곡과 동문인 스텔라 장씨(왼쪽서 3번째)와 김혜자씨(맨 왼쪽) 기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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