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시즌은 자살 충동이 강해질 수 있는 시기입니다. 가까운 가족과 주위 사람들을 잘 보살펴 자살 충동의 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지난 13일 LA 한인타운 인근 아파트에서 한인 남성이 스스로 목을 맨 채 발견됐고 지난 달 말에는 20대 여성 유학생이 자살한 채로 발견되는 등 한인들의 자살사건이 줄을 이으면서 연말 ‘계절성 자살’에 대한 한인들의 경각심과 대책이 시급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인 상담기관들에 따르면 연말을 앞둔 11월과 12월에는 특히 우울증 등을 호소하며 자살을 시도하거나 자살 충동에 대한 상담을 해오는 한인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는 것이다.
최근 유학을 온 한인 여학생 박모(24)씨는 언어의 장벽을 느끼는 가운데 친구도 없어 심한 우울증에 빠졌다가 몇 차례 자살을 시도한 뒤 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으로 현재 우울증을 극복하고 있는 경우.
또 명문대를 졸업한 30대 한인 남성은 불경기로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우울증세를 겪다가 최근 몰고 가던 차량을 들이받아 자살을 시도했으나 다행히 부상만 입고 병원측에서 제공한 전문가의 상담을 받은 사례도 있다.
생명의 전화의 박다윗 목사는 “지난 한해 삶을 비관한 자살 충동 상담 건수가 40건이었는데 올해는 14일 현재 63건인 접수되는 등 크게 늘었다”며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며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 연초나 여름에 비해 연말 들어 상담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경기 침체의 여파로 극심한 재정, 실업난에 따른 신병 비관으로 자살 충동을 느끼는 한인들이 많아진데다 연말 시즌에 증가하는 계절성 우울증이 겹치면서 소외된 사람들의 자살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하며 주위의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우울증 환자들은 스스로 치료의 필요성을 깨닫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주위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수라는 것.
조만철 정신과 전문의는 “계절성 증후군은 대부분 겨울철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낮이 짧아져 일조량이 줄고 밤은 길어 우울증과 스트레스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각종 행사가 이어지는 연말연시는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수 있다”며 “가능한 한 사람들과 어울리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며 주위에 혼자 사는 한인이나 독거노인이 있다면 다가가 따뜻한 사랑을 전해주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가들은 우울증 예방을 위해 ▲긍정적 사고로 감정을 건강하게 다루는 훈련 ▲대화기술 익히기 ▲규칙적인 운동과 수명 ▲균형 잡힌 식습관 기르기 등을 조언했다.
<양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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