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언론대학원 석사학위 취득
"겁없이 덤볐다가 너무 힘들어 울면서 공부했어요. 결과가 좋으니 정말 뿌듯하네요."
배우 김아중(28)이 연예계 ‘석사’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지난해 9월 고려대 언론대학원에서 발표한 ‘감성 욕구와 인지 욕구가 감정의 강도 및 영화에 대한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스릴러 영화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한 논문으로 다음 달 석사학위를 취득한다.
SBS TV 새 수목극 ‘싸인’ 촬영을 위해 강원도에 머물고 있는 김아중은 4일 연합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논문은 지난해 9월 통과됐는데 학사 일정상 졸업은 해를 넘겨 2월에 하게됐다"고 말했다.
동덕여대 공연예술학과를 졸업한 그는 연기와 병행하면서 2007년부터 고대 언론대학원에서 공부를 해왔고, 2008년에는 이 대학 언론학부 김광수 교수와 함께 언론학 교재 ‘감정 커뮤니케이션’을 펴내기도 했다. 석사 논문은 이 책에서 출발했다.
"뭣도 모르고 도전했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대학원 동기나 선배들이 한 3-4개월 죽었다 생각하고 준비하면 된다고 해서 덤볐는데 막상 해보니 8-9개월은 걸렸어요. 제가 주제로 잡은 감정 커뮤니케이션 쪽 논문이 국내에 거의 없어서 유럽과 미국 쪽 논문을 하나하나 찾아서 번역해가며 하려니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왜 이렇게 어려운 주제를 잡았나 후회하기도 했죠.(웃음)"
그의 논문은 스릴러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심리 변화에 따라 영화를 향한 감정의 강도와 만족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설문조사를 통해 검증한 연구 결과를 담은 것으로, 스릴러 영화 관객이 감정을 유발하는 상황, 행동 등의 동기가 강할수록 영화에 대한 만족도 역시 크다는 내용이다.
"’감정 커뮤니케이션’ 책을 쓴 뒤 그쪽 분야에 관심이 많아져서 논문 주제도 그쪽으로 잡고 조사를 많이 했어요. 대개 연기자들이 논문을 쓰면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 형식으로 쓰는데 전 그렇게 안하려고 했다가 울면서 했어요.(웃음) 설문조사, 통계 등 품이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파고들수록 더 재미있는 분야였어요. 감정 커뮤니케이션은 연기자들이 매료되기 쉬운 분야인 것 같아요."
논문을 준비하기 위해 스릴러 영화는 족히 70-80편을 섭렵했다.
"제가 원래 무서운 것을 잘 못 보는데 이번에 그런 것만 골라 보느라 괴로웠어요.(웃음) 논문에는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유명 배우가 안 나오고,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면서 웰메이드한 작품을 선택했어요. 1995년 칸 마켓에서 호평받았던 안소리 월러 감독의 ‘무언의 목격자’ 등 좋은 작품을 많이 봤고 덕분에 스릴러 영화가 무엇이고 이 장르의 구조는 무엇인지도 톡톡히 공부하게 됐습니다."
그에게 석사 학위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석사 과정 내내 따뜻하게 보살펴주던 지도교수 김광수 교수가 지난달 암으로 세상을 떴기 때문이다.
"교수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넌 꼭 졸업시킨다’면서 논문을 봐주셨어요. 암으로 투병하시면서도 열정을 불태우셨고 안식년을 준비하고 계셨기 때문에 이렇게 빨리 돌아가실 줄은 몰랐는데 갑자기 돌아가셔서 너무 가슴이 아파요. 교수님 생전에 논문이 통과되는 것을 보여드려 다행입니다. 책도 교수님 덕분에 참여할 수 있었고 석사도 교수님 덕분에 딴 것 같아요."
그는 내친김에 박사 과정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 ‘박사’ 연예인으로는 개그맨 이윤석, 가수 하춘화, 배우 배종옥, 탤런트 이주실 등이 있고 탤런트 오대규도 고대 언론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원래는 전혀 생각 안했는데 교수님들이 공부를 하려면 끝까지 하라고 하셔서 생각 중입니다. 많이 벅찰 것 같아 엄두가 안나지만 공부가 하면 할수록 재미있어서 욕심도 나요. 또 여러가지로 부족함을 많이 느끼기 때문에 촬영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히며 익히는 것과 학교에서 이론으로 배우는 것을 접목하면 좋을 것 같아요."
김아중은 2년 만에 출연하는 드라마 ‘싸인’에서 신참 법의학자인 고다경 역을 맡아 박신양, 전광렬과 호흡을 맞춘다.
"지금 강원도는 너무 추워서 조명기가 터지고 난리도 아니다"며 웃은 그는 "박신양, 전광렬 두 베테랑 선배님 사이에서 안 죽고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두 분 모두 작품해석 능력이 뛰어나시고 철저하게 감정을 파악하는 분들이라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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