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통령 중 구설수에 꽤나 많이 오른 대통령의 하나가 전두환 대통령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5공 군사정권에 반감을 가지고 있었던 탓이다. 그러다보니 영부인 이순자 여사도 못지않게 가십의 대상이 되곤 했다.
이순자 여사가 특히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게 된 건 화려하고 튀는 옷차림 때문이었다. 공식석상에서 조선시대 궁중의상인 당의를 입었던 것이 그 대표적인 예. 지나치게 화려해 사치스러워 보인데다가 권위주의 독재정권을 상징하는 것으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패션은 그 사람을 나타낸다. 사회적 지위는 물론 때로는 내면의 세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패션, 다시 말해 드레스 코드는 비즈니스 세계, 연장해서 국제정치무대에서도 상당히 중요시 된다.
세계화 시대, 다국적 기업시대의 정치인, 비즈니스맨의 드레스 코드는 점잖은 색깔의 정장 차림에 넥타이를 맨 복장이다. 이 드레스 코드를 지키지 않을 경우 주요 국제외교무대나 상거래에서 이단아 취급을 받기 쉽다.
드레스 코드가 같다는 건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가치관을 공유한다는 의미가 있다. 같은 룰을 준수한다는 뜻도 된다. 이런 면에서 상대에게 신뢰감을 준다.
포린 폴리시지가 지난 연말 북한의 김정일을 비롯해 세계의 독재자들의 패션 스타일을 분석해 흥미를 끌었다.
김정일, 마무드 아마네자드 이란 대통령,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와 라울 카스트로 형제 등 상당수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독재자들의 패션은 한 가지 공통점을 보인다. 넥타이를 착용하지 않는 것이다.
넥타이는 서구의 상징이란 인식 때문에 이란의 아마네자드 대통령은 결코 착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인식이 전염됐는지 넥타이를 매지 않는 독재자는 하나 둘이 아니다. 이들 독재자들은 은연중 세계화시대의 드레스 코드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어쨌거나 세계의 독재자 중 포린 폴리시가 가장 먼저 소개한 것은 김정일 패션이다. 자리를 가리지 않고 인민복을 고집한다. 인민들에게 검소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게 한 이유로 보인다. 그렇지만 그 보다는 뭐든 감추고 싶은 습성 탓인 것으로 풀이 됐다.
말하자면 위선과 은폐의 이중성이 김정일의 패션의 특징이다. 그 이중성은 김정일이 입는 인민복 옷감은 영국제 최고급원단으로 옷 한 벌 가격이 수천 달러에 이르는 사치품이란 점에서 더 잘 드러난다.
김정일은 그렇다고 치고, 왠지 아주 어설퍼 보이는 것이 김정은 패션이다. 아버지와 똑같이 인민복 차림이다. 방한복 디자인도 똑 같다. 헤어스타일은 1930년대를 연상시킨다. 그 모습이라니, 세계화, 다시 말해 개혁개방을 한사코 거부하는 것 같다.
김정은의 패션이 달라져야 남북관계에도 진정한 변화가 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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