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서둘러 일을 끝내고 베이브리지 위를 달려가고 있었다. 끊임없이 내리는 비는 아랑곳없이 <아름다운 여인들의 모임>에 가는 내 마음은 벌써부터 설레고 있었다. <아름다운 여인들의 모임>은 사랑과 선의 실천으로 한국인의 향기를 이웃에 전파시키자는 취지로 2006년 워싱턴에서 발족 되었다. 강영우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차관보 부인이신 석은옥 씨가 회장을 맡고 계시며, 북가주 지부는 2010년 7월에 발족되었다. 그리고 이번에 그 첫 행사로 오클랜드에 있는 양로원을 방문하여 봉사하고 한국을 알리기로 하였다. 오늘 있는 양로원 방문을 위해 회원들은 매주 토요일마다 모여 크로마하프와 핸드벨, 그리고 합창을 연습했다.
양로원에 도착하니 몸이 불편하신데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오셔서 친교실을 가득 메워 주셨다.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피곤한 기색으로 휠체어에 앉아서 눈도 못 뜨고 있거나 우울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혼신의 힘을 다해 준비해간 노래들을 불렀다. 구경하던 노인들도 그제서야 기운이 나는지 힘은 없지만 박수를 치고 함께 노래를 불렀다. 그런데 방문을 마칠 때쯤 간호사가 아흔이 넘으신 한국할머니 한 분을 모시고 왔다. 그 할머니께서 한국 노래를 불러 달라고 하시기에 우리들은 ‘아리랑’을 불렀고, 한 회원이 독창으로 ‘오 거룩한 밤’을 들려 드렸다. 어르신들을 위로해 드릴 뿐만 아니라, 우리의 미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주위 분들에게 <아름다운 여인들의 모임>에 가입하시라고 권했더니 많은 분들이 우스갯소리로 얼굴이 예쁘지 않은데 어떻게 가입하겠느냐며 말씀하신다. 그럴 때 마다 나는 우리의 모임은 미모가 아니라 아름다운 마음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여 말씀드리곤 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마음과 영혼이 약해 질 때 아름다운 마음으로 다가가 서로 격려하고 사랑함으로써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것은 거창한 일이 아니라 우리 생활 속에서 아주 작은 일을 실천하는 것이다. 오늘과 같은 봉사활동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이웃에게 상냥한 미소로 대하는 것, 그리고 거리에 떨어진 휴지를 줍는 일 등, 우리가 일상 속에서 실천한 작은 아름다움들이 하나 둘씩 모여 세상이 점점 더 아름다워지는 것이다. 집에 돌아와서도 오늘 낮 만났던 예쁘장하신 한국할머니의 모습이 눈앞에 자꾸 떠올라 다음 방문이 언제인지 수첩을 꺼내 다시 날짜를 확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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