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커스 라인배커 데즈먼드 비샵(오른쪽)이 스틸러스 타이트엔드 히스 밀러를 고꾸라뜨리고 있다.
그린베이 패커스의 디펜스가 승부를 갈랐다.
패커스는 6일 텍사스주 알링턴의 달라스 카우보이스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수퍼보울 XLV(45)에서 수비에서 앞선 덕분에 피츠버그 스틸러스를 31-25로 꺾고 구단 역사상 4번째 챔피언의 꿈을 이뤘다.
‘존 블릿즈’(zone blitz)의 귀재인 패커스 디펜시브 코디네이터(DC) 담 케이퍼스는 우선 스틸러스의 ‘KO 펀치’ 와이드리시버 마이크 월래스를 ‘단타’로 묶는 작전이 주효했다. 일단 그를 절대로 쉽게 출발하지 못하게 만든 뒤 세이프티가 또 붙어 큼지막한 한 방은 절대 못 휘두르게 만들었다. 그 결과 월래스는 이날 패스를 팀 내 최다 9차례나 받은 반면 평균 10야드도 안 되는 ‘잽’밖에 때릴 수가 없었다.
스틸러스가 일찌감치 0-14로 뒤진 원인도 바로 여기에 있다. 먼저 터치다운을 얻어맞은 스틸러스는 성급했다. 스틸러스 쿼터백 벤 로슬리스버거는 한 방에 동점을 이뤄줄 팀에서 가장 빠른 타깃에 포커스를 맞췄지만 패커스 코너백 트라만 윌리엄스가 전선에서 곧바로 그의 앞을 가로 막았다. 그리고는 월래스가 방향을 바꾼 시점에서 세이프티 닉 콜린스가 달라붙어 로슬리스버거의 패스를 가로채 왼쪽 사이드라인을 달린 터치다운 리턴으로 보기 좋게 받아쳤다.
패커스는 스틸러스와 정규시즌 대결에서 리시버들이 한군데 뭉쳐 있다가 뛰어나오는 ‘번치(bunch) 포메이션’에 여러 번 당했다. 하지만 케이퍼스 DC는 이번에 그 해법도 찾아냈다. 이번에는 그때 마다 ‘박스 존’으로 맞서 한 중간이 뚫리는 패스를 허용하지 않았다.
2쿼터에서 크로싱패턴을 달리던 월래스를 향해 던진 로슬리스버거의 패스가 재럿 부시에 의해 인터셉트된 것도 이 변화에서 나온 것이었다.
4쿼터 첫 공격에서 스틸러스가 역전 터치다운을 터뜨릴 기세였을 때 화끈한 태클로 스틸러스 러닝백 라샤드 멘들홀이 공을 놓치게 만들며 스틸러스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은 것도 패커스 라인배커 클레이 매튜스 주니어였다.
디펜스가 뽑아낸 턴오버 3개가 그대로 21점으로 환산됐으면 디펜스가 가른 승부가 틀림없다.
수퍼보울 MVP의 영예는 패커스 쿼터백 애런 로저스가 차지했지만 “챔피언십은 수비로 이기는 것”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수퍼보울이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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