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그린란드 사안에 분노…관계 악화에 유럽 안보 우려도 고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주둔 미군 일부를 미국으로 철수하는 방안을 참모들과 논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9일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이와 관련해 아직 결론은 내리지 않았으며, 유럽 내 미군 병력 감축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전 과정에서 이란이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유조선 통행을 위해 군함 지원을 요청했으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소속 유럽 동맹국들이 이에 응하지 않자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전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나토 회원국의 주둔 미군을 협조한 회원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군대를 다른 외국으로 이동시키기보다는 미국 본토로 철수시키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전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의 만남이 비공개로 진행된 점 역시 나토 동맹국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뤼터 총장은 '트럼프 조련사'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과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고, 그간 회담이 대부분 공개로 진행됐던 점을 감안하면 이날 비공개 회동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뤼터 총장은 이후 CNN 인터뷰에서 이날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뿐 아니라 자신이 추진해온 그린란드 병합 구상이 진전을 보지 못한 데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그린란드는 덴마크령으로, 덴마크를 비롯한 나토 동맹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병합 구상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뤼터 총장을 만난 뒤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우리가 그들이 필요할 때 나토는 없었고, 우리가 다시 그들이 필요할 때 그들은 없을 것"이라며 "그린란드를 기억하라"고 밝혔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유럽은 나토를 중심으로 집단방위 체제를 구축하고 안보 협력을 이어왔다.
미국은 현재 유럽에 8만명 이상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으며 이 중 3만명 이상이 독일에 있다. 이탈리아, 영국, 스페인에도 상당 규모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나토 동맹국 간 관계가 1949년 나토 창설 이래 최악의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오는 가운데, 이러한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유럽 내 안보 불안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로이터는 백악관이 유럽 주둔 미군 철수를 논의한 것만 보더라도 "최근 몇 달간 미국과 나토 동맹국 간 관계가 얼마나 급격히 악화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