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배우 돌로레스 하트, 올해도 오스카상 선정 한표 행사
수녀복의 돌로레스 하트.
‘러빙 유’의 엘비스 프레슬리와 돌로레스 하트.
1950~60년대 주연급
약혼까지 한 상태서
1963년 수녀원 들어가
가수 카니 프랜시스가 공연하고 주제가도 부른 스프링 브레이크 청춘 애정영화 ‘웨어 더 보이즈 아’(1960)의 주연 배우 돌로레스 하트(72)는 수녀복을 입은 아카데미 회원이다.
하트는 오는 27일에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위해 이미 투표를 마쳤는데 하트는 오스카 투표를 지난 1990년 아카데미 회원으로 재등록된 이후 지금까지 매년 하고 있다.
20세 때 데뷔한 연극 ‘플레저 오브 히즈 컴퍼니’로 토니상 후보에 오르고 앤소니 퀸과 몬고메리 클리프트 그리고 엘비스 프레슬리 및 조지 해밀턴과 같은 수퍼스타들과 공연하며 지난 1950년대 말부터 60년대 초까지 10편의 영화에 나온 어두운 금발과 새파란 눈동자의 하트는 수퍼스타가 되기 직전인 지난 1963년 ‘컴 플라이 위드 미’를 끝으로 할리웃을 버리고 수녀원으로 들어갔다.
하트가 있는 곳은 코네티컷의 베들레헴에 있는 베네딕트 교단의 레지나 라우디스 수도원으로 이곳에는 40명의 수녀가 있다.
다음은 얼마 전 수녀원으로 하트를 방문한 연예 주간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의 기자의 글을 요약한 것이다.
하트는 할리웃의 단역 배우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탓인지 어렸을 때부터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하트가 가톨릭 신자가 된 것은 그가 6세 때 부모가 이혼한 뒤 시카고에 있는 외조부모와 함께 살던 초등학생 때였다.
하트는 12세 때 어머니가 재혼하면서 다시 LA로 거처를 옮겼다. 여기서 17세 때 대학에서 공연한 조지 버나드쇼의 연극 ‘세인트 존’에 나온 것을 본 패라마운트의 탤런트 스카웃의 눈에 띄면서 하트의 할리웃 꿈이 영글게 된다.
그의 첫 영화가 엘비스 프레슬리가 노래하면서 주연하는 ‘러빙 유’(1957). 하트는 빅히트 한 이 영화에서 프레슬리와 순진한 키스를 나누는데 자기와 프레슬리 모두 수줍어 얼굴이 빨갛게 됐었다고.
하트의 다른 영화들로는 앤소니 퀸이 주연한 ‘와일드 이즈 더 윈드’와 빅히트한 ‘웨어 더 보이즈 아’ 그리고 수녀로 나오는 전기영화 ‘아시시의 프랜시스’(이 영화 때문에 수녀가 된 것은 아니라고 한다) 등이 있는데 그가 속세에 대해 심각한 회의를 하기 시작한 것은 브로드웨이 연극 ‘플레저 오브 히즈 컴퍼니’(1959)에 나올 때였다.
마음을 못 잡고 있는 하트를 본 룸메이트의 권유에 따라 마지못해 레지나 라우디스 수도원을 찾아갔는데 그를 만난 수녀의 할리웃으로 돌아가라는 조언에 따라 할리웃으로 돌아왔다. 하트의 영적 삶에 큰 영향을 준 영화가 ‘리사’(1962). 하트는 여기서 나치의 유대인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네덜란드 여자로 나오는데 “나치의 침공으로 영육에 심한 상처를 입은 젊은 여자 역이 내 가슴을 깊이 뚫고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 때 하트는 약혼을 한 상태로 1963년 2월23일로 결혼 날짜까지 잡아놓고 있었다. 그런데 하트의 약혼자인 도널드 로빈슨이 약혼파티가 끝나고 하트에게 “당신의 마음이 아무래도 다른 곳에 있는 것 같으니 수도원을 다시 한 번 찾아가 보라”고 권유하면서 하트는 다시 수도원을 찾아갔다.
수도원서 돌아온 하트는 도널드에게 자신의 결심을 말했고 도널드는 하트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도널드는 그 뒤로 지금까지 결혼을 안 했는데 둘은 지금도 가까운 친구 사이. 하트는 뉴욕에서 있은 스튜어디스 코미디 ‘컴 플라이 위드 미’의 사인회를 마치자마자 트렁크 하나를 들고 코네티컷으로 떠났다.
하트는 해마다 오스카 시즌이 오면 자유시간에 스튜디오에서 보낸 수십 개의 스크리너를 20여 년짜리 고물 TV로 본다. 배우조합원으로서 하트가 투표하는 부문은 연기와 작품상 부문. 올해 본 영화 중 하트가 칭찬하는 것들은 ‘킹스 스피치’ ‘소셜 네트웍’ 및 ‘토이스토리 3’ 등.
하트는 수녀가 ‘블랙 스완’처럼 R등급짜리 영화를 보는 것에 대해 “영화는 시대의 반영물로 영화가 추해진 것이 아니라 그것이 반영하는 시대가 추해진 것”이라면서 “바로 그것이 내게 기도할 임무를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생활을 떠난 지 근 반세기가 되는데도 하트는 자신을 배우라고 생각한다. 과거와 다른 것은 자기가 수련한 것을 보다 나은 기독교 신자가 되기 위한 통로로 쓰고 또 타인들의 삶을 연민할 수 있는 도구로 쓰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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