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년 벽두 한반도 정세가 북한이 새해 공동사설에서 무조건 남북대화 재개할 것을 제안해 새로운 화해 분위기로 무르익었다. 한반도 화해분위기 조성에는 G2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역할이 크다. 미 중이 한반도 위기가 전면전쟁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에 공조가 이뤄진 것이다.
지난 3년간 남북 간에 대화다운 대화를 진지하게 할 수 없던 책임은 남과 북이 공동으로 져야 마땅하다. 미 중 공조로 중국이 6자 회담복원을 위한 전단계인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한 남북대화를 북쪽에 종용하였고 미국은 MB정부의 대북 강압정책을 대화로 전환하여 남북관계 개선과 6자 회담 재개 분위기를 조성하도록 미 중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한반도 문제해결에는 남북대화의 물꼬가 우선이다. 그래서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남북군사 실무회담(2.8-9)개최되었다. 불행하게도 실무회담의 결렬을 지켜보면서 큰 실망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회담 결렬로 끝내 금강산 관광 재개, 개성공단사업의 활성화, 적십자 회담을 통한 이산가족 상봉사업의 재개가 오랜 기간 동안 열리지 못할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남북대화의 진전으로 오랫동안 교착상태에 빠졌던 6자 회담이 곧 재개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6자 회담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 실현은 더욱 묘연해 지게 되었다.
양측이 합의를 이루지 못한 근본적인 이유는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는 입장을 조율하고 타협하려는 의지가 결여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무회담을 통해 각자의 입장을 명확히 재확인하였고 이후 대화의 방향성을 가늠하는데 좋은 경험을 공유하게 된 것이다.
군사 실무회담을 통해 남과 북의 양측주장을 보면 합의할 수 없는 요소가 포함돼 대화의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 남측은 군사고위급회담이 열리기 전에 대화의 기본원칙을 고집하여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 확약을 요구하 였다.
이에 대해 북측은 천안함 폭침을 “남측의 특대형 모략극” 으로 표현해 사과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보였고 “남측과 상종할 필요는 느끼지 않는다”는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해가며 비난해 북측의 대화 진정성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지게 만들었다. 이런 양측의 태도가 향후 남북대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다. 양측의 양보와 타협 없이는 건설적인 남북관계 개선은 장기간 불가능하리라 생각된다.
그러면 현 시점에서 남과 북이 해야 할 방향은 자명하다. 남북 양 최고지도자는 무엇이 한반도의 현실이고 한반도 문제해결을 위한 방향인가를 구별하여 냉정하게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 남북 최고지도자는 강압정책이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녹일 수 없고 진정성을 갖고 신뢰구축을 쌓지 않고는 한반도 문제해결은 하나의 말장난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남과 북이 지금부터 진정으로 상생. 공존하겠다는 결단을 보여야 한다. 군사예비회담은 결렬되었지만 이번 기회를 남북한이 놓쳐서는 안 된다. 남북한이 최첨단 무기를 사용하여 전면전쟁을 할 수 없다면 대화, 화해와 협력밖에 없지 않는가?
남과 북이 예정된 모든 형태의 군사훈련을 일시 중단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를 모색하길 바란다. 한반도에 올 봄에 대화. 화해. 협력. 평화의 훈훈한 바람이 불어오길 기대한다. 민족을 위해 역동적인 지도력이 어디 때보다 필요할 때다. 우리에게 주워진 이 고귀한 역사적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남북 양 지도자의 현명한 판단과 결단을 기대해 본다.
곽태환 전 통일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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