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다시는 글 쓸 생각이 나지 않는다’-. 댓글이라고 했나. 거침없이 쏴대는 그 댓글 공격을 경험한 한 한국의 중견 언론인의 고백이다.
작다면 작은 일이다. 대한민국을 들었다 놨다 할 사안이 아니다. 그런 시사문제의 시말을 밝히고 그 당위성을 지적했다. 그 글이 나가자마자 네티즌이라는 사람들의 무지막지한 댓글 공격을 받았다고 했다.
나름의 이론을 갖춘 반박문 같은 것은 찾을 수 없다. 제멋대로다. 아니, 원색적인 욕에, 감정만 자극하는 저질스런 표현 밖에 없었다고 했다. 하여튼 그런 식의 댓글 공격을 받고 나니까 글을 쓴다는 직업 자체가 싫어졌다는 것이다.
사실 저래도 되는 것일까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사람의 목숨이 걸려 있다. 자칫 비극적인 결말로 끝날 수도 있는 뉴스가 터졌다. 그런 상황에서 인터넷에 쏟아지는 댓글들을 말하는 것이다.
남의 아픔에 대한 배려는 눈곱만큼도 찾을 수 없다. 비아냥거림이 지나쳐 독설에, 저주다. 그것도 온갖 저속어에, 육두문자까지 동원해가면서. 그게 고질화 되다시피 했다. 그래서 나오는 한탄이 댓글 망국론이다.
너무나도 참혹하다. 대지진에, 사상 최악의 쓰나미에, 뒤따른 원전사고에. 사망자수는 벌써 만 단위가 넘었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재민이 수십만이고 경제적 피해는 말 그대로 천문학적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일본이 맞고 있는 이 대참화와 관련해 함부로 말을 한다. 일부 네티즌들이 보이고 있는 반응이 그렇다. ‘관동대지진 때 조선인을 학살한 업보다’ ‘6.25때 일본은 얼마나 챙겼나’ ‘일본은 죽어도 싸지’ 등등의 말을 마구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한국의 인터넷에는 고의성이 짙은 악성 유언비어도 난무한다. 오죽했으면 지진 피해 당사자인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지진보다 더 힘들게 하는 것은 ‘한국발 헛소문’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그 와중에 한국교계를 대표하다 시피 하는 한 원로목사가 했다고 전해지는 발언내용은 더 마음을 착잡하게 한다. “일본 국민이 하나님을 멀리하고 우상숭배로 나가기 때문에 하나님이 경고한 것 같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와전된 뉴스였으면 하는 심정이다. 아픈 사람을 어루만지며 위로와 평강을 전하는 목회자의 말로 들려지지 않아서다. 제발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지금은 우는 자들과 함께 울 때다. 아픔을 함께 하면서 그 상한 마음을 싸매어 줄 때다. 그리고 달려가 도울 때다. 따뜻한 배려의 말 한 마디, 한 병의 생수, 한 장의 담요가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는 것이다.
‘대재앙 일본을 돕자’는 캠페인이 시작됐다. 모두가 참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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