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본 대지진 계기, 우리 집은 안전한가?
가주건설협회 황성덕 회장이 타운 내 한 주택의 마루 밑에서 지진대비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LA 한인타운 컨트리클럽 팍 지역에서 준공 92년된 주택에서 거주하고 있는 준 장씨(69)는 요즘 지진에 대한 걱정으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 연일 일본 지진사태가 TV를 통해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거주하고 있는 주택 입구 쪽이 미세하게 내려 앉아 있어 지진이 발생할 경우 집이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자연의 재앙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준비를 하면 그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내진설비가 되어 있지 않는 오래된 주택의 지진보강 검사 및 설비에 대해 가주한인건설협회 황성덕 회장 등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알아본다.
워터히터 고정·개스 자동중단장치 설치
볼트·브라켓으로 파운데이션에 단단히
■지진대비 관련법규 및 인스펙션
지역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현행법상 기존주택에 필수적으로 지진대비 공사를 꼭 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지진과 관련된 주요 법규는 워터히터가 충격에 넘어지지 않도록 반드시 띠(seismic strapping)를 2개 이상 벽에 고정시키는 것과 지진이 발생하면 자동적으로 도시개스 공급이 중단되는 기기를 설치하는 등으로 요약된다. 플러밍 즉 상·하수도 공사를 할 때에도 지진과 관련된 여러 법규를 준수해야 한다.
주택을 사고팔 때 실시되는 홈인스펙션 결과 일부 오래된 건축물에 대하여 지진대비 보강공사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인스펙터가 의견을 내는 경우가 있지만 시정부에서 철거명령을 내릴 정도로 매우 심한 상태가 아니면 기존주택에 현재의 건축법에 부합하는 내진설비를 할 의무는 없다.
■정확한 문제점 파악이 우선
장씨의 경우 전 주인이 20여년 전 집의 기반이 되는 마루 밑(crawl space)의 상태가 좋지 않아 보강공사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스펙션 결과 이 공사로 인해 집의 입구 부분이 내려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공사의 결과다.
황성덕 회장은 “공사비용을 아끼기 위해 일부 시공자들이 낮은 가격의 자재를 사용해 보강공사를 하는 경우가 있다”며 “장씨 주택의 경우 보강공사에 사용한 나무자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강공사 업체를 통해 집을 점검하는 것도 큰 문제가 없지만 더욱 정확하게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전문 홈 인스펙터를 고용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조언한다.
■기본 내진설비 방법
캘리포니아 지질안전위원회(CSSC)가 권하는 가장 기본적인 내진설비는 주택의 기초(foundation)와 마루 들보(floor joists) 사이에 새로운 볼트와 브라켓을 박아 건물을 받쳐 주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도 직접 주택 밑으로 들어가 주택의 기초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데 들보 사이에 볼트가 빠져 있거나 훼손되어 있으면 전문가를 고용해 이를 정비하는 것이 좋다.
또 다른 방법은 지하실이나 마루 밑에 있는 반쪽짜리 벽(cripple wall)에 플라이우드(plywood sheet)를 대는 보강공사이다.
집의 무게를 받치고 있는 벽을 강화하는 공사로 손재주가 있는 사람은 DIY로도 시공이 가능하다.
■지붕 및 외벽도 지진 대비해야
일반적으로 지진대비는 주택의 기초에만 해당되는 것으로 아는데 주택의 지붕과 외벽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예를 들어 ‘파이버 그라스’(fiber grass) 자재의 지붕을 기와로 새롭게 바꾸고 싶으면 과연 주택이 무거운 기와를 견뎌낼 수 있는지 미리 알아 봐야 한다. 또한 외벽에 금이 나 있으면 지진발생과 함께 붕괴위험이 커질 수 있다.
황성덕 회장은 “주택 소유주들이 지진보강을 하면서 기초에만 신경을 쓰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주택붕괴는 기초보다는 외벽이나 지붕에 문제로 더 많이 발생한다”고 전한다.
■공공의 적 터마이트
지진대비 인스펙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터마이트다. 거의 모든 남가주의 집들은 나무골조로 되어 있고 터마이트들은 집의 나무골조를 갈아 먹어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 문제는 이들 터마이트들은 나무의 겉을 파먹는 것이 아니라 나무 속을 파먹는 습성을 가지고 있고 일단 주택의 기둥인 나무골조에 터널을 만들면 기본적으로 그 집은 기둥이 매우 약한 위험한 건물이 된다.
김형민 홈 인스펙터는 “심한 경우 나무구조물이 마치 썩은 것처럼 부스러져 버린다. 문제는 손상된 나무구조물의 비중과 위치인데 벽면을 받치고 있는 나무라면 벽면이 무너질 수 있고 마루를 받치고 있는 나무라면 마루가 내려앉을 수 있다”며 “집안에서 하얀 개미 모양의 터마이트가 발견되면 꼭 전문가를 고용해 검사를 할 것”을 권했다.
<백두현 기자>
doopae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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