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지역에 거주하는 40대의 한인 여성 이 모씨는 요즘 이혼을 심각하게 고려중이다.
직장에서도 인정받고 남편 덕에 경제적 여유를 누리며 남부러울 것 없이 살아 왔는데 최근 부부 사이에 커다란 ‘벽’이 생겼다. 평소 인터넷으로 관심 분야인 사진동호회나 자동차 관련 사이트를 찾아보기를 좋아하던 남편이 얼마 전부터 밤새워 인터넷에 빠지는 중독증상을 보이며 부부 사이에도 불화가 생기기 시작한 것.
부인 이 씨는 “밖에서는 술·담배도 잘 안하고 성실한 사람인데 집에만 오면 방에 틀어박혀 컴퓨터에 빠져있다”며 “채팅과 음란물 때문에 부부싸움을 수없이 했다. 이제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인 남성 한 모씨는 온라인 도박게임에 빠졌다가 직장과 가정에서 낭패를 보고 있는 경우. 한 씨는 최근 회사에서 점심도 거르며 온라인 도박을 하다가 걸려 회사에서 경고 조치를 당했고 참다못한 부인이 이혼을 요구해 전문기관의 상담을 받고 있다. 이처럼 채팅과 음란물, 온라인 도박에 빠져 가정과 사회생활의 위기에 처한 한인들이 많아지며 한인사회에서 성인들의 인터넷 중독의 심각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워싱턴가정상담소(이사장 이정화)와 한인봉사센터(이사장 해롤드 변) 등 상담기관에 5-6년 전만 해도 상담 건이 거의 없던 성인들의‘인터넷 중독’상담이 최근 부쩍 증가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동안 온라인 게임 등 중독현상은 주로 청소년들에게 국한된 것으로 여겨져 왔지만 갈수록 이 같은 문제로 상담기관을 찾는 성인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중독은 별거, 이혼 등 가정 파탄에 이르는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적지 않게 발생되고 있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워싱턴 가정상담소 카운슬러인 이규성 박사는 “인터넷 중독은 크게 사이버 도박과 음란 사이트 중독으로 대별할 수 있다”며 “도박 사이트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고 배팅 제한도 없어 돈을 잃는다는 현실감을 느끼지 못해 빠져들기 쉽다”고 설명했다.
또 음란 사이트 중독은 남성과 여성이 비슷한 비율로 나타나고 있으며 배우자에 대한 심리적·신체적 불만에 대한 욕구충족의 유혹에 빠져 가정파탄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 이 박사는 “온라인은 접속이 편리하고 익명이 보장되기 때문에 책임의식이 필요 없어 중독되기 쉽다. 온라인 도박이나 채팅이 부정행위 등으로 연결되면 가정이 손상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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