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주탈북자선교회, 동상 발가락 치료 비용 모금
“수술이 하루라도 늦어지면 생명에 위협이 됩니다. 도와주세요.”
미주탈북자선교회 마영애 회장의 목소리는 다급했다. 러시아에 숨어 지내다 점점 썩어 들어가는 발가락을 잘라내야 하는 처지에 있는 김영식(가명·67)씨의 처지를 설명할 때는 눈물 때문에 말을 잇지 못했다.
비용은 500달러를 약간 넘는 정도. 수술이 끝나면 약품 등 치료 비용이 더 들기는 하겠지만 그리 큰 액수도 아닌데 김씨에게는 생명줄이 될 수 있는 돈이다. 마 회장은 “얼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분이지만 전화를 하면서 통곡하는 목소리를 들으면서 꼭 탈출시켜드려야 한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며 “우선 병든 몸을 먼저 치료받아야 하기에 이렇게 한인사회에 도움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마 회장이 김씨의 소식을 들은 건 켄터키에 거주하는 탈북자 정 모씨로부터. 정씨는 자신이 잘 아는 분이 러시아에 숨어있는데 처지가 어렵다고 알려왔다. 마 회장은 직접 김씨와 통화하면서 진짜 탈북자는 아닌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 고향은 함경도 회령. 어머니는 돌아가셨다고 했다.
북한에서 살던 당시를 설명하는 얘기를 들어보니 탈북자임은 분명했다. 김씨는 지쳐 있었다. 그는 “한국에 있는 어느 탈북자 선교단체의 도움을 받고 있었으나 몸이 이 꼴이 되고 돈도 얼마 없다는 것을 알자 연락이 끊겼다”며 “이젠 모든 희망을 포기하고 살아간다”고 고백했다.
김씨가 고향을 떠나 러시아를 떠돌고 있는 건 벌써 몇 년이 흘렀고 동상을 입은 발가락은 썩어들어가고 있었지만 대책이 없었다. 키르키스탄의 모 처에 있는 병원에 가 왼쪽 다리의 네, 다섯 번째 발가락은 자를 수 있었다. 그러나 오른쪽 다리의 엄지 발가락을 수술할 비용은 마련할 길이 없었다. 지금 김씨는 빨리 수술을 하지 못해 고열과 패혈증 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 회장은 지난 30일 평안도민회 모임에서 김씨의 상황을 알렸다. 고맙게도 평안도민회는 모금에 들어가겠다고 약속을 했고 함경도민회의 손경준 회장은 직접 200달러를 전달했다. 또 의사인 박 모씨도 200달러를 보탰다.
마 회장은 “워낙 김씨 수술이 급하기 때문에 부족하기는 해도 웨스턴 유니온을 통해 이 돈을 송금했다”며 “앞으로 모든 후원금 처리 과정을 투명하게 기록해 발표 하겠다”고 말했다.
마 회장은 또 “김씨를 어떻게 해서든 미국에 데려오려 한다”고 말했다.
문의 (646)372-2033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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