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꿈은 소리 없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믿는다. 충주 성심고등학교 1학년 서길원. 이 학교의 농아야구부 선수.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이 청각장애 학생에게 워싱턴의 갤로뎃(Gallaudet) 대학을 방문한 것 자체가 꿈같은 일이었다.
“세계 유일의 청각장애인 대학인 갤로뎃은 모든 청각장애인들이 한번은 찾고싶은 곳입니다. 너무 기뻐요. 대한민국 최초의 청각장애 프로선수가 되려는 제 꿈을 이루는데 이번 방문이 큰 힘이 될 거라 믿어요.”
영화 ‘글러브’의 실제 주인공들인 성심 야구부 선수들과 갤로뎃을 찾은 길원이는 꿈같은 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7일 갤로뎃 대학 부속고교 농아 야구팀과 친선경기를 가졌고 메이저리그 야구경기도 관람했다. 그와 똑같이 청각장애이면서도 야구의 꿈을 키워가는 미국 학생들도 만났다. 매일매일 신나는 날이다. 길원이는 놀라운 사람도 만났다. 농인들의 영웅, 커티스 프라이드를 직접 만난 것이다. 청각 장애인으로 메이저리그 선수로 이름을 떨쳤던 그다. 공교롭게도 갤로뎃 대 야구팀의 감독을 맡고 있었던 것이다.
갤로뎃 부속고와 성심학교의 친선경기를 지켜본 커티스 프라이드는 “길원이가 원하면 갤로뎃 대에 입학하고 야구팀에 들어올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제안했다. 길원이의 기량을 눈여겨 본 것이다.
“제 마음 속 영웅을 만난 것도 한량없이 기쁜데 열심히 하면 갤로뎃 대에 입학할 수 있다니 제가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어릴 때부터 누구보다 총명하고 예의바른 길원이. 학업 성적도 전 학년 1등을 놓치지 않은 모범학생. 하지만 현실은 막막하기만 하다. 대학교 입학을 위한 어학과정 비용과 대학 학비는 엄두도 못 낼 형편이다. 역시 청각 장애인인 양부모님, 할머니, 누나와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기초생활 수급자 가정에서 길원이의 꿈은 허황된 사치에 가까운 것이다.
그래도 길원이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
“저는 충주 성심학교에서 희망의 씨앗을 뿌렸습니다. 갤로뎃 대에 입학하고 대한민국 1호 프로 야구선수가 되려는 제 꿈은 저 혼자의 성공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많은 장애인들에 희망이 되고 싶은 마음에서입니다. 그 꿈의 나무가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어르신들께서 도와주십시오.”
이 청각장애 청소년은 그의 꿈이 언젠가 꽃을 피울 수 있을 거란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
연락 (703)675-9681 김 데레사 원주 카리타스 홍보이사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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