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2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 상공회의소 주최 한미 경제인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이 12일 의회에서 가결됐다. 지난 2007년 6
월30일 양국이 협정에 공식 서명한 지 무려 4년 3개월 만에 미국 의회를 통
과한 것. 이제 한미 FTA 발효를 위해서는 한국에서의 비준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한국 내에서의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아 국회통과가 쉽지만은 않겠지만
시행까지 9부 능선을 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FTA 시행으로 혜택을 볼
한국 유망 상품과 협상 시작에서부터 미국 의회 통과까지의 과정 및 버락 오
바마 대통령이 FTA 전도사로 변신한 과정 등에 대해 정리한다.
대선후보 시절엔“불공평한 협정”
실업률 9% 넘자“7만개 고용 창출”
야당과 타결성공, 재선가도 긍정효과
후보 시절 자동차 분야의 양국 간심각한 무역 불균형을 이유로 한미FTA에 대해‘ 조건부 반대 입장’을 고수하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미국 의회에서의 한미 FTA 법안 통과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 후보 시절‘불공정한 협정’이라는 이유로 한미FTA에 반대 목소리를 높였던 오바마대통령이 그러나 이번에는 ‘FTA 전도사’를 자임하며 때로는 의회를 설득하고 때로는 압박하며 마침내 의회통과를 이끌어냈다.
오바마 대통령이 FTA 전도사로 변신한 이유는 다름 아닌 일자리 창출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들어“ 한미 FTA는 최소 7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다. 이를 통과시키지 못하면 중국, 일본에 뒤져 있는 한국 내미국 상품 점유율이 더욱 떨어질 것이다”는 말을 입게 달고 다녔다.
사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 입성한 뒤에도 ‘내부 관리’에 전념하느라 무역정책에 관심을 둘 여력이 없었다. 하지만 실업률이 9%를 넘어서고 구직 포기자를 포함하면 15%를웃도는 정도의 고실업률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한미 FTA 등의 무역정책을 통해 일자리 창출을 꾀하겠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추가 협상을 통해 한국 측으로부터 자동차 분야 추가 양보를 얻어낸 것이 결정적으로작용했다. 이를 기점으로 미 자동차노조가 ‘FTA 찬성’으로 돌아섰고 오바마는 의회 비준 추진에 한결 부담을 덜게 됐다.
한미 FTA는 전임자인 조지 부시대통령 시절 추진돼 서명된 것으로,오바마가 최종 갈무리를 함에 따라공화당 지지자들에게 호응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주류 언론은“ 한미 FTA는 최근 정치권이 타협에 이른 몇 안 되는 성과이기 때문에워싱턴 정가의 ‘이전투구’에 지쳐 있던 미국민에게 긍정적으로 비칠 것”이라고 했다.
양국 정권교체로 진통… 한국선 로비업체 고용도
■ 4년3개월 간 무슨 일이 있었나
한미 FTA 법안이 12일 미국 의회에서 가결됐다. 이제 한미 FTA 시행을 위해서는 한국 국회 비준이라는 마지막 과정이 남아 있다. 한미 양국은 FTA 협상 시작부터 미국 의회 비준까지 한편의 드라마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온갖 우여곡절을 겪었다.
양국은 지난 2006년 2월2일 미국의회에서 한미 FTA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하고 총 8차례의 협상을 거쳐2007년 4월2일 전격 타결을 선언했다.그러나 미국이 한국의 자동차 배기개스 배출 기준 완화 등 환경과 노동조항에서 재협상을 요구하면서 양국은 타결 선언 후 한달 만에 재협상에들어갔다. 2차례의 재협상 과정을 거친 후 그해 6월30일 미 의회에서 양국 대표가 협상안에 최종 공식 서명했다.
이후 양국의 정권교체 과정을 거치면서 진통이 계속됐다. 후보 시절 일자리 감소를 이유로 한미 FTA에 반대하던 오바마 행정부가 또 다시 재협상을 요구해옴에 따라 지난해 11월30일부터 사흘간 메릴랜드주에서 한미 FTA 통상장관 회의를 갖고 최종안을 확정했다. 그 동안 한국 내에서는 타결 이후 3차례 진행된 추가협상이 미국에게 유리한 내용을 관철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반대 여론이 일기도 했다.
이후 오바마 행정부는 내년 대선과 경기회복을 염두에 두고 적극적인 의회 비준 드라이브를 걸어 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미 동안 의회 비준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이 과정에서 한미 FTA의 미국 의회 비준을 위해 사공일 대통령 경제특보가 이끌던 한국무역협회는 미국워싱턴의 유명 로비업체 패튼 보그스와 84만달러의 로비 계약을 맺었던것으로 알려졌다. 또 상원 재무위원회의 막스 보커스 민주당 의원을 설득하기 위해 보커스 의원의 지역구인몬태나주에 한국 업체를 진출시키는방안도 고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의회 비준이 마무리됨에 따라 이제 모든 관심은 한국 의회로 쏠리고 있다. 한국 정부와 한나라당은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위원장 남경필)에서 13일 한미 FTA 비준안 논의를 재개해 늦어도 18일까지 의결하고 10월안으로 본회의 비준을 받겠다는 계획이다.
<이일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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