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전에서 드리블을 하는 손흥민. <연합>
소속팀 적응 완전치 못한 입장에서
차출 후 적은 출전시간에 불만 표출
한국축구 대표팀 공격수 손흥민(19·함부르크SV)의 부친 손웅정 춘천FC 유소년클럽 감독이 아들을 당분간 대표팀에 뽑지 말아달라는 뜻을 강력히 전달해 파문이 일고 있다.
손씨는 12일 손흥민의 출국을 배웅하기 위해 인천공항에 나온 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흥민이는 대표팀에 들어올 만한 실력이 아니다. 소속팀에서 아직 적응을 못하고 있는데다 몸 상태도 완전하지 않아 무리해서 대표팀에 오가기가 어렵다”며 대표팀 소집에 응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손흥민은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UAE)와의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에서 후반 28분 구자철(볼프스부르크)과 교체돼 17분여를 뛰었다.
손씨는 “몸 상태도 완전하지 않고 팀도 어수선한 상황에서 15분여를 뛰려고 먼 길을 왔다갔다하는 것은 선수입장에서는 무리다”라며 “팀에서 확고하게 주전으로 자리 잡고 대표팀에서도 풀타임을 뛰면서 기여할 수 있을 정도가 됐을 때 합류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앞서 박태하 대표팀 코치에게 전화해 이런 입장을 전달하면서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는데 “아들의 선수 인생이 걸린 문제라 다소 강하게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달 중동 원정 때 흥민이를 부를지 말지는 대표팀 감독과 코치진이 결정할 일이다. 만일 흥민이가 소집명단에 든다면 그때 가서 또 고민해보겠다”면서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대표팀에서 흥민이에게 시간적 여유를 줬으면 한다.
어떤 불이익도 감수할 수 있다는 심정”이라고 목소리를 높혔다. 이런 아버지 옆에서 난감한 모습을 감추지 못한 손흥민은 “내가 어떻게 대답을 드릴 문제가 아니다”면서 “일단 소속팀에서 더 열심히 많은 경기를 뛰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소속팀에나 대표팀에나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발언을 전해들은 조광래 대표팀 감독은 “손흥민 선수 부친이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서 나온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그런 개인적 감정 때문에 선수 소집에 영향을 받는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조 감독은 “대표팀 선수 23명 모두 90분을 뛰게 할 수 있는 감독은 없다.
출전하지 못하더라도 나라를 대표한다는 자부심과 희생정신을 갖고 뛰는 게 국가대표팀 선수 아니겠는가”라면서 “흥민이가 아시안컵 때보다 훨씬 실력이 늘어서 이번 소집 때 칭찬을 많이 했다. 이번 시즌 경험을 더 쌓아 내년쯤이면 주전으로 충분히 뛸만한 실력인데 이런 일로 사기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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