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가 발효되면 당장 식탁에서부터 변화가 예상된다. 김치, 라면, 삼계탕, 된장 및 고추장에 부과되던 관세가 철폐돼 주부들의 장보기 부담도 한결 가벼워질 전망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이 12일 미국 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한인 경제계와 한국과 미국 산업계가 협정 발효로 인한 득실이 어느 정도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직 한국 국회에서의 비준동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벌써부터 ‘새로운 교역시대’에 대한 한인들의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현 10% 이상 관세 철폐로
한국산 의류·식품가 하락
금융·농업 미국이 유리
한국 농식품부의 한미 FTA 효과 분석에 따르면 김치의 경우 11.2%에 해당하는 관세가 철폐되고 라면, 삼계탕, 된장, 고추장에 부과되는 6.4%의 관세가 없어지게 된다. 주부들의 마켓 장보기 부담이 훨씬 줄어드는 셈이다.
관광업과 항공, 호텔 등 여행관련 분야와 식당, 금융, 부동산 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무역량 증가로 인해 롱비치항과 LA 공항 주변의 창고업과 물류업의 규모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른 한국과 한인사회의 경제 교역 확대와 투자 활성화, 인적 교류 확대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섬유산업은 평균 13%의 관세장벽이 철폐돼 질 좋은 한국산 원단과 의류가 미국으로 대거 수입될 전망이다. 반대로 ‘한인 경제의 젖줄’로 불리는 자바 의류업계는 한국으로 진출이 쉬워질 전망이다. 반면 자바 의류업체들이 관세 이득을 위해 한국 생산을 늘릴 경우 자바 봉제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 한국, 자동차․항공 등 가장 큰 영향
한미 FTA가 내년부터 발효되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분야로 자동차를 꼽을 수 있다. 승용차의 경우 내년부터 2015년까지 2.5%의 미국 수입관세는 그대로 유지되고 8%의 한국 측 관세는 4%로 줄어들며, 2016년부터는 양측 전 차종에 대한 수입 관세가 철폐된다.
현대기아차 등 한국 완성차 업계는 2.5%의 미국 측 관세가 4년간 유지되기 때문에 단기간에 급격한 수출 및 판매증대 효과를 얻기는 힘들겠지만 2016년부터는 대미 수출이 상당한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자업계는 삼성과 LG 등 주요 대기업이 대부분 북미에 현지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반도체와 휴대전화 등은 이미 무관세 혜택이 적용 중이어서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항공업계, 해운업계 등 운송업계도 협정이 발효되면 교역량이 늘어나고 그에 비례해 인적 교류가 활발해지는 등 긍정적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철강분야는 제품 대부분이 무관세로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FTA에 따른 직접 영향은 없겠지만 자동차 등 철강 수요 산업이 수출 증가 등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경우 후방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명암 엇갈리는 미국 산업계
미국 내 관련업계는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버락 오마바 대통령이 경제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며 한미 FTA의 처리 필요성을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했지만 업계마다 ‘무역장벽 붕괴’로 인한 이해득실은 엇갈리고 있다.
실제로 무역위원회(ITC)는 한미 FTA가 완전 이행될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101억~119억달러가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면서 농업, 금융업 등을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꼽았다. 품목별로는 기계류의 한국 수출이 연 28억~29억달러 증가하고 화학, 고무, 플래스틱 제품(27억~29억달러), 쇠고기(6억~18억달러) 등도 수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또 금융업의 경우 한국에서 은행, 보험사, 자산운용업체 등 금융사의 소유, 설립이 완전 자유화되고 금융 서비스업에도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 업체들의 시장이 한층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섬유업종은 한국산 수입이 17억~18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대표적인 피해 업계로 분류된다. 한국이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전자업종도 미국 쪽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자동차 분야의 경우 당초 미국업계의 반대가 심했으나 추가 협상에서 관세 철폐시기가 늦춰지면서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지지 의사를 밝히는 등 미국 쪽에도 불리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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