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미 / 주부
숙제는 언제나 우리를 골치 아프게 한다. 안하고 있으면 뒷골이 당기고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숙제. 학교를 졸업하곤 이젠 숙제에서 해방됐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더 커다란 숙제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취업이란 숙제, 결혼이란 숙제, 그리고 육아란 숙제 등등.
나에겐 참 모범생 스타일의 딸과 말썽꾸러기 스타일의 아들이 있다. 딸은 어릴 적부터 정말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깨우쳤고 내가 한번만 얘기하면 내 의도를 그대로 알아차리고 기가 막히게도 말을 잘 들었다. 반면 아들은 하나를 가르치면 하나도 깨우치지 못했고 열 번을 말해도 내 말을 듣지 않았다. 아들로 인해 나에겐 숙제가 없는 날이 하루도 없었다.
그러나 이 세상엔 정말 필요 없는 숙제는 없나보다. 이 숙제가 아니었다면 평생 깨닫지 못할 것을 난 아들을 통해 배우고 있다. 모범생 딸만을 키울 때 아이들을 향한 나의 시선은 참 편협했었다. 하지만 수백 번 얘기해도 부모나 선생님 말을 안들을 수 있고 친구들과 놀 때 문제를 일으켜도 커가는 한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이해력이 생겼다.
아들에 대한 숙제는 아직도 힘들다.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하지만 어제 보단 오늘이 더 나아졌고 내일이 더 나아질 것이란 믿음은 있다. 숙제는 내가 열심히, 그리고 잘하면 꼭 해답이 보이기 시작하니까. 내 아들이 가진 가능성을 믿고 실망하지 않고 언제나 믿어주는 엄마가 되는 것, 이것이 내 인생 최대의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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