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와 떨어져 스트레스*언어 등 고통
▶ 자살충동지수도 높아, 대화 상대 필요
베이지역에서 1년 전 혼자 유학 와 공부하고 있는 이모(17)군은 몇 달 전부터 담배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타국 생활에서 찾아오는 외로움과 고독감이 원인이었다.
현지 보호자나 홈스테이 가정에서 관심을 가져주기는 하지만 부모에게 받는 애정 어린 관심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군은 “말이 안 통해 친구들과 친해지기 어렵고, 학교생활 적응하는 데도 힘이 들어서 스트레스 때문에 담배를 피게 됐다”며 “한국에서는 이러지 않았는데 혼자 유학 생활하려니 힘이 든다”고 말했다.
이군과 같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조기 유학생들이 부모와 함께 생활하는 유학생에 비해 담배, 술, 마약 등의 유혹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혼자 생활하는 일부 10대 유학생의 경우 집에 친구들을 불러 술파티를 벌이는 경우도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대마초 등 마약을 하는 학생들도 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담배나 술, 마약을 할 경우 먼저 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스트레스나 보호자, 홈스테이와의 갈등, 학내 왕따 등에 따른 부수적 현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같은 행동을 발견할 시 충분한 대화를 통해 근본적인 문제해결 방법을 찾아야 하지만 혼자 사는 조기 유학생은 조언이나 대화 할 상대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부모와 함께 사는 또래의 학생보다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더욱 힘들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또한 미국에서 혼자 생활하는 조기유학생들이 다른 학생들에 비해 스트레스가 더 높고 자살 충동도 더 많다는 연구조사 결과도 나와 심각성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청소년 심리학저널 4월호 ‘이민 청소년들의 자살 관념화와 스트레스’ 논문에 따르면 미국에서 부모 없이 생활하거나 편부모와 거주하는 한국의 조기유학생들은 이민자 가정의 한인 청소년이나 한국의 청소년, 미국의 타민족 청소년에 비해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 자살 충동이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에 따르면 미국에 거주한지 4년 미만의 조기유학생들의 ‘자살 충동 지수’는 31점으로 미국의 타인종 고등학생(26.5점), 한국 고등학생(26점)보다 높게 나타났다.
조기유학생들은 또 전반적으로 타 그룹 청소년들에 비해 스트레스 지수가 가장 높았고 우울증 증상도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기유학생과 이민 가정 한인 학생 그룹은 미국 문화에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상황은 비슷했지만 이로 인한 스트레스 지수는 조기유학생 그룹이 월등히 높았다.
연구진은 “부모의 심리적 지원이 청소년들의 새로운 사회 환경 적응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조기유학생은 적어도 인위적으로 1명의 부모와 떨어져 생활하는 가족 관계의 단절을 겪어야 하기 때문에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한인 학생들에 비해 사회적 안정감과 연결성이 부족한 상황을 겪는 것이 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청소년 교육 전문가는 “무분별한 조기 유학보다 조기유학 계획을 철저히 세우고 현지에서 자녀를 맡기는 곳의 안전성이나 전문성 가디언의 책임감 등 자격 등을 꼼꼼히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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