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아이 영어가 딸린다고요?"
▶ 북클럽*글쓰기캠프 등 참가 영어증진 기회 넓혀야
올 9월 첫딸을 킨더가든에 보내는 프리몬트 K씨는 몇달 전 프리스쿨 교사로부터 ‘CELDT(California English Language Development Test)’를 보라는 권유을 받고 걱정이 앞섰다.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인데도 영어를 안쓰는 한국 부모 밑에서 자라 불이익을 받는 것 같아 우려가 됐다.
K씨는 발레교습, 미술수업도 미국 교사에게 받고 있어 딸이 영어를 꽤 알아듣는 것으로 보이지만 막상 시험에서 낮은 점수를 받게 되면 정규학교 수업을 따라가는 것이 힘든 것은 아닌지, 같은 반에서 따로 영어수업을 받다가 딸아이가 위축되거나 왕따를 당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K씨는 지난주 5살 된 딸이 1시간 동안 교육구 별도의 방에 들어가 시험을 치렀다며 시험결과에 신경을 쏟고 있다.
CELDT는 공립학교에 입학시 비영어권 가정 출신 학생들의 영어능력 측정시험으로, 듣기·말하기, 독해, 작문의 세 영역을 평가하는 것이다.
성적은 점수에 따라 상급(advanced), 중상급(early advanced), 중급(intermediate), 중하급(early intermediate), 초급(beginning) 등 5단계로 나뉘며 학생의 전체 점수가 중급 이하이거나 한가지 영역에서라도 중급 이하의 점수를 받으면 영어학습자로 분류돼 영어보충학습을 받게 된다.
고등학교때 타주에서 버클리로 전학온 P양도 교육구에서 CELDT를 치렀다. P양은 "초등학교 1학년 때 미국에 왔고 줄곧 미국에서 공부했다고 말해도 가족끼리 영어를 쓰지 않는다면 시험을 봐야 한다고 했다"며 "갑자기 미국학교에 처음 와서 ESL교육을 받던, 영어를 잘 못해 놀림당하던 그 시절의 감정이 되살아났다"고 전했다.
한 초등학교의 한인교사는 "부모와 아이가 어떤 언어로 대화하는지는 굉장히 중요하다"며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아이들 중에도 영어문법이 엉성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사실을 학부모에게 말씀드리면 큰 충격을 받는다"며 "영어는 학교에 가면 저절로 잘하게 된다고 한인 학부모들은 생각하겠지만 언어는 꾸준한 독서와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의 수준에 따라 발달정도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많은데 교육수준이 높은 부모에게서 배우는 영어표현력은 언어발달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대학에 입학한 J군은 "막상 대학에 입학해 매일매일 라이팅하다 보니 부족한 실력이 드러난다"며 "중학교때 이민왔지만 아직도 영어표현력이 다채롭지 못하고 비유 표현에 약하다"고 털어놓았다.
교육전문가들은 영어를 쓰지 않은 한인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영어공백이 있다는 것을 먼저 학부모들이 인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영어권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과 한국말 쓰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 간의 영어 갭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영어증진의 기회를 넓혀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영어뉴스를 매일 시청하게 하고 영어신문 사설로 읽혀 어휘력 늘릴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좋으며 도서관에서 주최하는 북클럽 참여, 라이팅 캠프*읽기향상프로그램 수강 등으로 영어능력 향상의 길을 터놓는 것이 좋다.
또한 기회가 닿는다면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영어멘토와의 정기적인 만남을 주선해주거나 학교 외 봉사활동, 비영리단체의 리더십프로그램에 참석하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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