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현지시간) 열리는 런던올림픽 개막식은 산업화의 진통에서 회복해 미래를 바라보는 농촌의 이야기를 담게 될 것이라고 일간 텔레그래프가 23일 보도했다.
신문은 아카데미 8개 부문 수상작인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연출한 대니 보일의 지휘 아래 ‘경이로운 영국(Isles of Wonder)’을 주제로 전개될 개막식의 상세 내용을 소개했다.
대회조직위원회는 공연 참가자들에게 비밀유지 서약까지 받아가며 개막식의 전모를 극비에 부치고 있다.
다음은 텔레그래프가 보도한 개막식 시나리오다.
▲1막 = 영국 농촌 마을의 아름다운 자연과 활기찬 삶을 형상화한다. 영화 ‘007’ 시리즈의 주인공인 배우 대니얼 크레이그 또는 그의 대역을 맡을 스턴트맨이 헬기를 타고 경기장에 내려온다.
이어 특별 제작된 27t짜리 종이 울리면서 개막을 알린다. 종에는 영국이 낳은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더 템페스트(The Tempest·폭풍우)’에 나오는 대사인 "두려워하지 말라. 영국이 시끄러운 소리로 가득 찰 것이다(Be not afraid, the isle is full of noises)"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어 영국의 연극·영화배우 겸 영화감독인 케네스 브래너가 ‘더 템페스트’의 한 대목을 낭독한다. 배경은 언덕과 강, 목초지, 초가집이 어우러진 산업혁명 이전의 영국 농촌이다.
말 12마리, 소 3마리, 양 70마리, 목양견 3마리가 ‘특별출연’하고 우유 짜는 여자, 소풍 나온 가족, 크리켓 선수 등이 ‘봄의 기둥(Maypole·유럽 전통의 봄 맞이 민중축제 때 세우는 기둥)’ 주위에서 춤을 춘다.
배경음악으로는 제2의 영국 국가로 불리는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 중 일부인 ‘희망과 영광의 땅(Land of Hope and Glory)’, 펑크록 밴드 잼의 ‘고잉 언더그라운드(Going Underground), 반젤리스의 ‘불의 전차(Chariots of Fire)’ 등이 쓰인다.
▲2막 = 배경은 격동의 산업혁명 시기로 바뀐다.
영국의 낭만파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구로, 산업혁명기 자연과 인간성 파괴를 은유하는 관용어인 ‘악마의 맷돌(Satanic mills)’이 2막을 관통하는 주제다.
광부, 제철소 노동자, 직공, 기술자 차림을 한 연기자들은 산업혁명의 선구자인 영국이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던 시기를 묘사한다.
라이오넬 바트의 ‘푸드, 글로리어스 푸드(Food Glorious Food)’, 롤링스톤즈의 대표곡 ‘새티스팩션(Satisfaction)’, 섹스 피스톨즈의 ‘프리티 베이컨트(Pretty Vacant)’ 등이 배경음악으로 사용된다.
▲3막 = ‘미래지향’을 주제로 세계대전 이후 영국의 변화상을 보여준다.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의 대형 시계탑 ‘빅 벤’을 비롯한 런던의 상징물들이 등장한다.
간호사들이 춤을 추며 병원 침대를 끌고 가는 장면을 통해 영국의 무상의료 제도인 국민의료서비스(NHS)를 형상화한다.
비틀스의 빅히트 앨범 ‘서전트 페퍼스 로운리 하트 클럽 밴드’의 표지 등장인물을 연상케 하는 유니폼을 입은 댄서들이 등장, 영국의 자랑인 비틀스에 헌사를 올린다.
또 무희와 드러머, 배우 등 1만2천여명의 출연진이 영국의 급진적 여성 참정권론자인 에멀린 펑크허스트, 1948년 수송선 엠파이어 윈드러시호를 타고 건너온 카리브해 이주민 등의 분장을 하고 등장한다.
노동쟁의, 반전시위 등 현대 영국의 정치적 격변을 묘사한 퍼포먼스도 펼쳐진다.
’프랭키 할리우드에 가다(Frankie Goes to Hollywood)’의 ‘릴랙스(Relax)’, 지난해 7월 요절한 여가수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발레리(Valerie)’ 등이 배경음악으로 쓰인다. 피날레는 비틀스 출신 폴 매카트니의 ‘헤이 주드(Hey Jude)’가 장식한다.
▲후속 행사 = 대서사극이 끝나면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주경기장 입구에서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영접을 받는다.
이어 그리스를 시작으로 주최국 영국에 이르기까지 참가국 선수단의 입장 행사가 진행된다. 세바스찬 코 대회조직위원장, 로게 위원장의 연설에 이어 엘리자베스 여왕이 개회를 선언한다.
그러고 나서 올림픽기가 주경기장에 들어오고 영국 국가가 울려 퍼진 뒤 개막식의 하이라이트인 성화 점화와 불꽃놀이가 이어진다. 개막식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 등 120개국 지도자들이 참석한다.
윌리엄 왕자 부부와 해리 왕자 등 왕실 인사들과 브래드 피트-안젤리나 졸리 커플,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 등도 자리를 빛낸다.
▲숫자로 본 개막식 = 진행시간은 2시간30분에서 3시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예정대로 밤 9시에 시작하면 자정 가까이 돼야 끝날 것으로 보인다.
개막행사에 들어가는 비용은 총 2천700만 파운드(약 482억원)에 달한다. 런던 내 25개 학교에서 뽑은 어린이 1천650명을 포함해 개막공연에 총 1만5천 명이 참여한다. 무대의상은 총 2만5천 벌이 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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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올림픽 개막식이 열리게 되는 스태디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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