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미 드 앤줄로(Jaime de Angulo)는 1887년에 파리에서 출생했고 존스합킨스 의과대학에 다녔으나, 북캘리포니아 토착민의 언어를 연구하는 학자로 살았다. 그리고 그는 소설과 시를 썼는데 토착민의 음악을 그만의 고유한 그래프로 표기하기도 했다.
드 앤줄로는 카멜, 빅서, 샌드란시스코, 버클리 등에 살다가 1950년 버클리에서 사망했다. 그의 시 한 편을 소개하겠다.
장작개비의 노래 – 하이미 드 앤줄로, 시
나는 늙었어요. 나는 뒤틀렸어요. 나는 바짝 말랐어요. 나는 몹시 추워요. 불 좀 피웁시다요! 헤..헤헤…히히히. (불을 피우니 따뜻하네요!) 자아, 이제 모두 춤을 춥시다아… (번역 – 나효신)
그렇다! 장작개비도 빗자루도 의자도 컴퓨터조차도 – 모두 노래할 수 있다.
내가 20세였을 적에는 아마 몰랐었겠지만 그로부터 수십 년을 더 산 지금 나는 장작개비의 심정을 안다. 늙고 뒤틀리고 말라비틀어진 나는 몹시 추운데, 불을 피우니 – 따뜻해서 헤실헤실 웃음이 절로 난다.
몸이 유연해져서 덩실덩실 춤을 춘다. 그러나, 따뜻했던 것은 잠깐이고 이제는 뜨거워서 견딜 수가 없다. 기쁨의 춤 대신, 끔찍한 고통을 견디지 못해 펄펄 뛴다. 내 몸이 불에 훨훨 탄다. 그리고… 마침내 이제는 고요만 남았다…고 차라리 안도할 적에, 꺼진 줄 알았던 불이 다시 탁, 탁, 소리를 내며 내 몸을 더 태운다. 그리고는 다시 정적…
이 시로부터 비롯된 나의 작품이 ‘장작개비의 노래’(Song of the Firewood, 2010년에 25현금을 위해 작곡)이며, 장작개비가 재로 변하는 과정은 이 작품의 구조(structure)와 짜임새(texture)가 되었다.
드 앤줄로의 작품들은 그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었고 대부분의 책들은 그의 사후에 출판이 되었다. 그의 시를 읽고 내가 즐거워하듯이(그가 사망했던 때로부터 60년 후에) 누군가가 나의 작품을 듣고 즐거워하기도 한다(나는 아직 살아 있다!).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하지만 – 작곡가들, 작가들, 화가들은 여전히 새로운 작품을 그리고 쓰고 작곡한다. 지금 내 책상 위에는 아까 복숭아를 담아 먹었던 빈 접시가 얌전히 놓여 있다. 접시야, 살그머니 일어나서 우리 함께 또르르 굴러다니며 세상 구경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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