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벨 가든 완공을 축하해 19일 메도우락 공원 공연장에서 열린 장사익 콘서트.
한미문화재단(대표 이정화) 초청으로 워싱턴에 온 한국 최고의 소리꾼 앞에 앉아있는 관객들은 약간 긴장한 듯했다. 그의 워싱턴 공연이 이번이 네 번째라는데 외국인 재즈 밴드를 배경으로 하얀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서있는 낯설은 모습 때문일까?
그러나 그 어색함을 재담과 친근한 운율로 단숨에 날려버린 것은 장사익이었다. 장내를 쩌렁쩌렁 울리며 폐부를 찢는 고음으로 이어지는 장 씨의 노래를 좁은 공연장이 다 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코리안 벨 가든 영구 관리기금 모금도 겸했던 자선 콘서트의 서두를 장 씨는 ‘꽃구경’, ‘찔레꽃’ 등 슬프지만 한국인이라면 이유 없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곡들로 풀어갔다. 그는 “어렵고 힘들던 시절, 남들은 알아주지 않지만 향기만은 화려한 꽃보다 진한 찔레꽃을 보며 내가 그 꽃 같다는 생각을 했다”는 토도 달았다.
레파토리는 한국 인기 대중가요로 이어졌다. ‘열아홉 순정’ ‘목포행 완행 열차’ ‘눈동자여’ ‘님은 먼 곳에’$.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흥얼거리던 추억으로 남아있는 곡들이 재즈 뮤지션들의 능숙한 반주에 맞춰 소리꾼의 입을 통하자 독특한 무언가로 변해 있었다.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터질 것 같은 이 내 사랑을$. ‘ 장 씨는 워싱턴 팬들을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을 이장희의 곡 ‘나 그대에게’에 담아 정성껏 선물했다.
노래 중간 중간 이런저런 얘기를 할 때마다 장 씨는 위로의 말을 꼭 덧붙였다. “우리는 올림픽에서 5위를 한 위대한 민족이다. 여러분도 힘내시라. 박수치고 좋아해 주시니 참 좋다. 여러분도 오늘처럼 박수치며 신나게 사시라.”
공연장의 팬들은 장 씨의 말처럼 기분 좋은 밤을 보내고 있었다. 소리지르고, 박수치며 장 씨와 한 몸을 이뤄가고 있었다. 무대 뒤편에 마련된 테이블 주변에서는 덩실덩실 춤을 추는 아주머니, 아저씨들의 모습도 보였다.
그들에게 장 씨는 마지막으로 아리랑을 선사하며 떠나는 아쉬움을 달랬다.
버지니아 비엔나 소재 메도우락 식물공원내에 있는 코리안 벨 가든에는 평화의 종과 종각 외에도 가든 정문인 무궁화 문과 화합을 상징하는 하모니 홀, 십장생, 연못, 담장, 돌하루방, 대리석으로 쓰여진 한글 등이 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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