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재난 덴버 식당서
▶ 화재전 총맞고 숨진 듯, 여 4*남 1명등 5명 사망
콜로라도주 덴버의 한 술집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과 함께 이 술집을 운영하던 한국인 여성의 시신이 다른 4구의 시신과 함께 발견됐다.
이 여성은 30여 년 전 미국인 남편을 따라 콜로라도주에 정착한 뒤 28년 동안 이 술집 겸 식당을 운영하며 성실하게 살아온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덴버 경찰은 17일 새벽 화재가 난 덴버의 술집 겸 음식점 ‘페로스 바 앤드 그릴(Fero’s Bar and Grill)’ 내부에서 여성 시신 4구와 남성 시신 1구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화재는 이날 새벽 1시50분께 신고됐으며 소방관들이 현장에서 시신을 발견했다.
덴버 경찰은 시신들이 외상을 입은 것으로 보이며, 화재가 나기 전에 숨졌다면서 누군가 사망 사실을 숨기려고 불을 지른 것 같다고 말했다.
희생자 가운데 1명은 이 술집의 주인인 한국인 영숙 페로(Fero, 63)씨로 밝혀졌다. 경찰은 영숙씨가 화재가 나기 전에 총에 맞았다고 말했다고 그녀의 남동생 박모씨가 전했다.
덴버 지역 언론인 ‘덴버포스트’는 남편 대니 듀안 페로(58)의 말을 인용해 영숙씨의 사연을 자세히 보도했다.
영숙씨는 28년 동안 이 식당에서 아침부터 새벽 2시까지 일하며 살다시피 했다. 남편 페로는 과거 한국에서 주한미군 대변인으로 일하고 있을 때 영숙씨를 만났다고 한다.
그는 1977년 옛 농림부 사무실을 촬영하다가 당시 그곳 직원이던 영숙씨의 책상 위로 넘어졌고, 그 바람에 책상 위에 있던 그녀의 점심이 쏟아졌다.
페로는 미안한 마음에 그녀에게 식당으로 가자고 제안했고, 이 일이 인연이 돼 결혼까지 골인할 수 있었다.
이후 이들은 미국으로 건너갔고, 1980년 딸도 태어났다. 또 영숙씨의 부모를 비롯해 남동생 4명 등 그녀의 가족들도 미국으로 데려왔다.
이 부부는 1984년 ‘시네마 라운지’라는 곳을 12만5천달러에 사들인 뒤 지금의 술집 이름으로 바꿨고, 그 옆에 있던 식당도 샀다. 페로는 1988년 미군을 떠나 연방청사 경비대원이 됐으며, 영숙씨는 그 술집과 식당을 완전히 인수했다. 이 식당은 아침에 샌드위치와 피자, 햄버거, 스테이크를 팔았고 식사도 배달했으며 한국 음식인 김치나 두부도 팔았다.
영숙씨는 덴버 지역신문 ‘웨스트워드’에서 이 식당의 메뉴가 최고의 ‘마티니와 두부’로 선정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다고 한다. 그녀는 일주일 내내 오후 2시부터 새벽 2시까지 술집 문을 열었고, 문을 닫으면 청소를 한 뒤 몇 시간 뒤 팔 아침메뉴를 준비했다.
이들 부부는 시간이 흐르면서 사이가 멀어져 결국 별거를 했지만, 친구처럼 지내며 이혼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가게는 영숙씨가 혼자서 운영해왔다. 부부의 딸은 현재 미 국립보건원에서 근무 중이다.
페로는 "손님들은 그녀의 친구들이었고 마치 가족과 같았다"면서 "누가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 상상할 수도 없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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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버 경찰이 17일 페로스 바 앤드 그릴에서 발생한 화재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사고현장에서는 한인 영숙 페로씨를 비롯 4명의 여성과 한명의 남성 시신이 발견되어 경찰은 살인사건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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