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자전거를 타려고 학교 운동장에 갔다. 운동장을 도는데 유독 단풍이 곱게 물든 나무 한 그루가 눈에 띄었다. 밝은 다홍빛이 어찌나 고운지 그 나무 앞에 멈춰섰다.
아이들과 연신 감탄을 하면서 땅에 떨어진 것 중 색이 곱게 물든 낙엽을 열심히 주워들고, 햇빛에 비춰보기도 하면서 즐거워했다. “이 낙엽들을 우리반 아이들한테 보여주면 좋겠네. 고운 가을색깔도 보여주고, 윤기 흐르는 표면을 만지면서 촉감도 느낄 수 있고... 수업하는 날 아침에 오면 예쁜 게 남아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장애우들에게 음악과 미술교육을 함으로써 그들의 재능을 키우고, 나아가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는 단체인 AMASE에서 미술을 가르치고 있다. 그곳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 건 먼저 봉사했던 친구의 권유에 의해서였다.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다양한 사람들이 이 사회에 있음을 알게 하고, 사랑을 나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의식을 키워주고 싶었던지라 내 자신이나 내 가족만을 위한 일이 아닌 공동체를 위해 일할 기회로 여겼다.
한편으론 장애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을까 염려도 되었다. 그러나 “아이들을 향한 마음만 있으면 누구든지 할 수 있어. 솔직히 수업하고 나면 힘들기도 하지만 네가 많은 걸 배울 거야”라고 한 친구의 말이 맞았다.
다양한 증상을 가진 학생들이 많아 개개인에게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수업중 돌발상황에 힘들 때도 있다. 하지만 힘든 순간들은 의사소통 잘 안되는 학생이 열심히 그림을 그린 후 칭찬을 기대하며 나를 바라보는 그 반짝이는 표정만으로도 넘치도록 보상이 된다.
장애가 있는데 가능할까 싶었던 일들을 해내는 학생들, 상처와 지친 마음을 희망과 인내로 견뎌나가는 부모님들, 열정과 사랑이 가득한 선생님들, 든든한 힘이 되어주는 자원봉사 학생들; 단체를 이루는 이 모든 이들과 함께 하는 순간들이 나에게는 진정으로 가치있는 삶에 대해 생각하고 배우는 귀중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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