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1월로 기억하고 있다. LA를 방문한 전두환 대통령이 노시영 총리를 대동하고 샌 페드로의 우종의 종각을 방문한다는 기별을 받았다.
나는 그때 한인회장 선거 출사표를 던진 터라 밤낮으로 뛰어 다녀야 하는 형편이었다. 밤 늦게 관계자들을 만나니 200개 가량의 깃발을 건네주면서 기념식수할 향나무 2그루를 장만해 다음날 아침 사람들을 동원해 우종의 종각으로 오라는 것이었다.
나는 쾌히 승낙하고 일대의 친지들에게 나와 달라고 부탁을 하고 다음날 아침 식목원에 전화해 향나무를 준비했다.
아침 일찍 나가보니 사람들은 아직 나오지 않아 텅 빈 공원에 부슬비가 내리고 FBI 요원들이 여기저기 검색을 하고 있었다. 조금 지나 영사관 직원들이 한복 입은 학생들을 버스에 태워 나타났다.
며칠 전 우정의 종각을 방문하니 참으로 까마득한 옛 추억이 떠올랐다. 향나무는 나의 키 보다 더 크게 자라 감개무량했다.
1982년 설계사였던 이춘성 씨와 의논해서 종각 입구에 한국전통 벽돌담을 쌓고 오른쪽에 청기와 한옥을 지을 계획에 착수했다. 카페테리아 식당 겸 음료수 판매소, 기념품 판매점, 국기 게양대 등을 제대로 설계했다. 물론 한식 목조 기와집 내부 설계였다.
100% 우리가 지어서 대지를 50년 임대하고 수입 총액의 20%를 임대료로 내며 모든 관리 청소 수리도 역시 LA시와 8:2 로 부담하는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작성했다. 박영 총영사를 만나 문화원장을 소개받고 원장은 백인 실무자를 소개해줘서 그와 함께 백방으로 뛰었다.
톰 브래들리 LA 시장, 샌 페드로 지역 시의원, 공원 관리국장을 차례로 만나며 일이 잘되는 듯 하더니 결국 좌절되고 말았다. 이유인즉 땅주인은 미 해군사령부로 연방정부가 명령을 내려 빌려 쓰게 한 것일뿐 LA시는 임대권이나 건축허가를 내줄 권리가 없다는 것이다.
지금도 그 내용을 모르는 한인들은 불만이 많다. 종각 수리할 때마다, 기증 받은 LA시가 해야지 왜 우리가 하느냐는 것이다. 지금 우종의 종각 보존 위원회가 조직돼 보존에 힘쓰고 있으나 그 근본 체계를 바로 잡지 않으면 빛을 발할 수 없다.
나는 한국 정부가 이제라도 미국정부에 분명히 따져서 해군이 몇 에이커를 LA 공원관리국에 넘겨줘야 한다고 본다. 이런 조치가 없는 한 일체의 건축이나 증축을 할 수가 없다. 울며 겨자 먹기로 LA 시는 경비를 하고 한국 문화원이 관리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심사숙고하여 우정의 종각 영구보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