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대통령에 미안” 한국 정치권에 좌절 미주 한인들 씁쓸
김종훈(가운데)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가 취재진에 둘러쌓여 국회를 떠나고 있다. <연합>
IT 신화를 이루며 성공한 미주 한인 1.5세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의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내정됐다가 4일(이하 한국시간) 전격 사퇴한 김종훈 전 벨연구소 사장이 사퇴 발표 다음날인 5일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왔다.
김 전 장관 내정자는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하면서 “국민과 대통령에게 미안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날 공항에서 구체적인 사퇴 이유와 박 대통령과 나눈 대화 내용, 국적문제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어제 이야기한 게 다다. 여기서 끝내 달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평상복 차림에 검은색 코트를 걸친 김 전 내정자는 수행원 없이 혼자 보안검색을 거친 뒤 여객기 탑승구까지 걸어왔다. ‘한국에는 언제 다시 오나’라는 질문에 “모르겠다”고 대답한 김 전 내정자는 “수고하십시오”라는 말을 남기고 워싱턴 DC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김 전 내정자는 전날 사퇴 기자회견에서 “정치권의 난맥상을 지켜보면서 조국을 위해 헌신하려 했던 마음을 접는다”고 밝혔으나 그의 전격 사퇴에 미 시민권자 신분에 따른 국적 논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 구체적 사퇴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대해 남가주 한인들은 미주 한인사회가 배출한 특출한 인재가 한국 정치권의 정쟁과 해외 한인들에 대한 그릇된 편견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장관직을 시작도 하기 전에 그만둔 현실에 대해 실망과 분노를 나타냈다.
LA 한인 이모씨는 “한국의 정치권 싸움이 김종훈씨를 좌절케 했다지만 결국 해외 한인들을 무시하는 인식이 이번 사태를 만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배무한 LA 한인회장은 “한국은 국적문제 때문에 유능한 인재를 잃은 것으로 결국 한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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