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day’s Focus/ 우고 차베스 사망
외국기업 국유화 등 포퓰리즘 정책
빈민층 절대적 지지속 독재자 오명
5일 암과 끈질긴 사투 끝에 숨을 거둔 우고 차베스(58·사진)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빈민층의 절대적 지지를 바탕으로 14년간 장기 집권해 온 중남미의 대표적 좌파 지도자이다.
1998년 첫 번째로 대통령에 당선된 뒤 내리 세 번이나 연임에 성공하면서 사실상 ‘종신 대통령’의 위치에 올랐다. 하지만 2011년 중반 발병한 암에 발목이 잡히면서 집권 4기는 제대로 시작도 못 한 채 숨을 거뒀다.
1954년 7월 수도 카라카스 남서쪽 시골마을인 사바네타에서 태어난 차베스는 가난했던 탓에 큰 형인 아단과 함께 할머니 집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그는 육군사관학교로 진학해 군인의 길을 걷게 된다. 차베스가 대중에게 존재감을 처음 드러낸 것은 1992년 동료 장교들과 일으킨 쿠데타가 실패로 돌아갔을 때다.
2년간의 감옥생활 뒤 1994년 3월 석방된 차베스는 정치 혁신을 모색했고 과거 사회주의 모임이었던 ‘볼리바르혁명운동(MBR-200)’을 MVR(제5 공화국 운동당)로 개칭한 뒤 사회주의 계열 정당들과 연대해 좌파연합인 애국전선(PP)을 결성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1998년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56%가 넘는 지지를 받아 대권을 거머쥐었다.
이후 기존 의회를 해산하는 ‘제헌의회’ 전술을 통해 도입한‘ 신헌법’ 아래에서 2000년 대통령 선거를 치러 다시 권좌에 올랐다. 그는 2006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빈민층의 지지 속에 3선 가도에 성공했다. 차베스는 2009년 국민투표를 통해서는 대통령 연임 제한 철폐를 관철시켰고 지난해 10월 암과 싸우면서 치른 대통령 선거에서는 사상 첫 야권 통합후보로 나온 엔리케 카프릴레스는 누르고 4선고지에 올라 20년 장기 집권의 토대를 완성했다.
차베스를 바라보는 시각은 극단적으로 양분됐다. 국내 빈민층과 그를 따랐던 중남미 좌파국가 수장들의 지지는 강고했던 반면 미국 등 서방국가들로부터는 ‘독재’라는 꼬리표가 붙여졌다.
그는 만 14년간의 집권기간 1,000개가 넘는 외국 기업을 제멋대로 국유화하고 반대 목소리를 냈던 언론사 등을 압박하면서 시장원칙과 민주주의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아오기도 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을 제국주의로 규정해 온갖 악담을 퍼붓는 한편 미국과 적대전선을 형성한 쿠바와 이란 등과 관계는 오히려 돈독히 하면서 서방국가들로부터는 껄끄러운, 눈엣가시 같은 존재로 인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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