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격자 발표 시즌… 한인 학부모들 깊은 한숨
▶ “연 4만~6만달러 학비·생활비 어찌 감당하나” “주립대나 커뮤니티 칼리지 가라”자녀들 설득
지난 1월 조기전형에서 아이비리그인 브라운대에서 합격통지를 받은 한인 이모양은 진학할 대학 결정을 앞두고 부모와 갈등을 빚고 있다.
자신이 원했던 브라운대에 합격했지만 장학금을 받지 못했고 학비 보조금도 받기 힘든 상황인데, 부모님이 학비 부담이 너무 크다며 최근 합격통지를 받은 주립대 진학을 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양은 “주변에 명문 사립대에 합격하고도 비싼 등록금 부담으로 입학을 포기하기로 결정한 친구들도 있다”며 “한 학기라도 꼭 가고 싶었던 학교에 다녔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누르기 힘들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조기전형 발표에 이어 이달 들어 본격 대학 합격자 통지 시즌이 시작되면서 이처럼 대학 합격의 기쁨과 동시에 ‘학비’ 부담으로 밤잠을 설치는 한인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특히 자녀가 꼭 가고 싶어 했던 명문 사립대학에서 합격 통지를 받고도 5만~6만달러에 달하는 학비와 기숙사비 부담으로 고민해야 하는 한인 부모들의 심정은 편하지 못하다.
한 한인 학부모는 “아들이 조기전형으로 MIT에 합격은 했는데 학비 보조가 어떻게 될지 몰라 답답한 심정”이라며 “합격만하면 어떻게 해서든 보내주겠다는 말은 했지만 막상 등록금 액수를 보니 앞이 막막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학 수준을 낮추더라도 장학금을 많이 주는 학교 선택을 고려하거나 아예 학비와 생활비를 아낄 수 있는 주립대학이나 커뮤니티 칼리지로 진학한 뒤 편입을 계획하는 사례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또 한해 학비만 4만~6만달러에 이르는 이른바 명문 사립대를 선호하던 한인 학부모들의 경향도 많이 누그러졌다. 일부는 자녀 진학 지도 때 사립대학을 아예 선호 대학에서 제외하기도 한다고 교육 관계자들은 전했다.
LA 고등학교 지경희 카운슬러는 “한인 학부모들은 자녀가 수준에 맞는 공부를 하며 장학금도 받는 대학을 찾고 있다”며 “명문대를 고집하기보다는 ‘실리’를 찾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 카운슬러는 “자녀가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로 진학한 뒤 4년제로 편입하는 것은 학비 절약 방법이라고 인식하는 한인 학부모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교육 전문가들은 합격 통보와 함께 배달된 학비보조 내역은 일종의 조건부로 제시된 것으로 어필을 제기해 학비 보조금액을 늘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한편 6일 월스트릿 저널은 2012년 미국 주립대학 학생 등록금이 장학금과 학비 보조를 제외했을 때 평균 8.3%나 올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대학생 한 명당 정부 지원금이 14.3%나 줄었다고 전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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