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례신학대학교 김종걸 교수
진정한 리더십 실종된 한국교계
“목회자의 ‘Integrity’가 처방”
오는 8월까지 워싱턴에 머물며 안식년을 갖는 침례신학대학교 김종걸 교수(종교철학)가 지난 달 한인 침례교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열었다.
미주남침례회 버지니아지방회(회장 안효광 목사)가 주최한 세미나의 주제는 ‘침례교와 영성’. 침례교 목회자들이 주 대상이었지만 교단에 상관없이 열린 모임이었고 ‘열린 교단’ ‘열린 교회’임을 자부하는 침례교회가 이민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자리여서 관심을 끌었다. 김 교수는 지난 해 12월과 1월에도 목회자 수련회 등 여러 집회에 초청받아 영성과 리더십의 관계 등을 조명했었다.
특정 교단에 국한되거나 어느 수련단체의 전유물이 될 수 없는 영성의 실천적 의미는 무엇일까? 특별히 ‘지도자’의 위치에 서있는 목회자에게 ‘영성’과 ‘리더십’이 어떤 상관 관계가 있는지 김 교수에게 물었다.
“교회 리더십도 일반 단체, 모임의 리더십과 비슷합니다만 ‘영적 리더십’이 발휘돼야 한다는 면에서 다릅니다. 즉 영성(spirituality)과 반드시 연결돼야 한다는 점이지요. 더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영성 리더십을 알기 위해서는 예수님을 보면 됩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리더십은 섬김의 리더십이었습니다.” 막연하고 신비로울 수 있는 ‘영성’이라는 단어가 예수 안에서 ‘섬김’이라는 삶의 행위로 풀어진다.
4대 째 침례교 집안이었다. 1988년 목사 안수를 받았고 1992년부터 20년 넘게 교수로 있으면서 보니 영성이란 예수처럼 섬김이며 낮아짐이라는 진리는 아직 한국 크리스천들에게 익숙하지 못하다.
“얼마 전 어떤 분에게 식사 대접을 하니까 목사도 밥을 사느냐며 놀라더군요. 그 분도 이론적으로 섬김의 리더십을 모르는 분은 아니었을텐데 적용은 아직 어렵다는 예입니다. 리더십의 균열이죠. 이제 군에서도 뒤에서 ‘돌격’을 명령하는 리더십보다 앞장서서 진격하는 리더십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김 교수는 다시 “섬김이란 죽는 것이고 이것은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목회자에게도 똑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그러나 설교가 주 업무이다 보니 한국 목회자들은 진정한 리더십이 실종됐는데도 모르고 있다. 강단에서의 외침과 드러난 삶이 다른 이율배반적 행위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김 교수는 한걸음 더 나아가 “영성이란 Integrity”라고 설명했다. Integrity란 ‘진실성, 완전한 상태, 온전함’ 등을 의미하는 말로 영성이란 단어의 의미는 더욱 구체화된다. 정직한 목회자, 신의가 있는 신앙인, 안과 밖이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 영성이 있다는 증거다. 목사, 전도사, 어른, 아이 등 누구도 예외는 없다.
김 교수는 발을 땅에 디딘 현실적 신앙생활을 다룬 논문들을 많이 썼다. 가난, 성 이해, 장례문화, 환경 문제, 주 5일 근무, 여성 지도자의 역할, 안락사, 동성애, 자살 등등 최근까지도 김 교수는 포장되기 쉬운 삶의 단면들을 많이 들여다 봤다.
김 교수는 “앞으로 문화를 주제로 한 책도 쓸 예정”이라며 “이론이 아닌 실제적인 주제들을 다루는 것은 내가 살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그는 침례신학대학교 목회신학대학원장, 평생교육원장 등을 지냈고 현재 교무처장으로 있다.<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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