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성추행 사건’으로 한국 고위층 인사 추태 다시 ‘입방아’
몸에 밴 특권의식동포 깔보기 일쑤
“K 의원은 웨이트리스에 몇 차례 농담을 던지더니 나중에는 엉덩이를 슬슬 만졌다. 그 웨이트리스는 억지로 참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K 의원은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했다.”
윤창중 청와대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이 동포사회와 국내외에 충격을 던져준 가운데 워싱턴을 방문하는 한국 고위급 인사들의 부도덕한 행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한인여성들에 대한 성추행은 물론 동포들을 대하는 태도가 권위적이고 깔보기 일쑤여서 마음 상한 한인들이 적지 않다.
단체장을 지낸 K씨가 증언한 중진 K의원의 성추행 추태는 몇 해 전 워싱턴 근교의 모 한식당에서 일어났다. K씨는 “당시 웨이트리스를 술집 접대부 대하듯 해 너무 화가 나 소리 지르고 밖으로 뛰쳐나오고 싶었지만 그 의원이 내 손님이라 아무 말도 하지 못한 게 후회스럽다”고 털어놓았다.
출장이나 외유 중에 지위와 신분을 이용해 동포여성들에 접근한 후 성적인 대상으로 삼아 희롱하거나 추행하는 일은 드물지 않다.
2000년 발생한 김성호 의원 성 스캔들은 10년이 지났지만 워싱턴 한인사회에서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당시 국정감사차 워싱턴을 방문한 민주당 김성호 의원은 주미대사관 국감이 끝난 후 지인과 인근 일식당에 들렀다. 그곳에서 일하던 한인 웨이트리스 차용화(당시 42. 일명 차유미) 씨에 접근한 김 의원은 그날 밤 차 여인의 집으로 찾아가 두 차례 성관계를 가졌다. 그 후 차 여인은 김 의원과 법적 실랑이를 벌이다 2년 뒤 DC의 자신의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했다.
동포사회에서 자행되는 고위급 인사들의 성추문은 최근 들어서는 줄어드는 추세다. 스마트 폰이 일반화되면서 몸조심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고위급 인사들의 특권의식과 거드름도 동포들이나 대사관 직원들을 좌절시키는 요인이다.
얼마 전까지 현역으로 활동했던 N 의원의 케이스는 한동안 워싱턴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몇 해 전 주미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방미를 앞둔 N의원 측으로부터 급한 연락을 받았다. 미쉘 리 워싱턴 DC 교육감과 면담일정을 잡아달라는 부탁이었다. 말이 부탁이지 압력이나 다름없었다. 그것도 방미 며칠을 앞두고 온 연락이었다. 이 관계자는 이리저리 리 교육감 면담성사를 위해 뛰었지만 미국의 공직사회 시스템상 불과 며칠 앞두고 면담 성사는 애시당초 불가능한 일이었다. 결국 그는 N의원으로부터 “그것도 하나 해결 못하느냐”는 심한 핀잔을 들어야 했다.
자신이 묵었던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업그레이드’를 요구한 저명 목사의 사례는 차라리 희극이다. 몇 해 전 워싱턴을 찾은 K 목사는 호텔 측에 스윗 룸으로의 무료 업그레이드를 요구했다. 여기다 차편 제공도 주문했다. 자신이 한국은 물론 미 정관계와 교계에서도 큰 힘을 가진 사람이라는 설명도 함께 덧붙였다.
이 호텔의 한 관계자는 “그분이 이해할 수 없는 주문을 해 호텔 사람들 모두 기분이 상했다”면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고압적으로 해결하려는 태도는 한국에서나 가능하지 미국에서는 통하지 않는다”고 일침을 놓았다.
한국 고위급 인사들의 드러난 추태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피해자들은 속앓이만 했지 쉬쉬하고 넘어가는 게 대부분이다. 그들이 가진 힘과 지위 때문에 자칫 뒤탈이 생길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번 박근혜 대통령 방미 기간 중에 행사지원을 위해 고용됐던 한 동포는 모 언론에 “인턴은 속된 말로 ‘시다바리’였다. 짐 나르기 위주로 하다보니까 한국식 폭언도 많이 들었다. 너무 하인 부리듯이 해서 상처를 입었다. 한·미 정상회담 한다고 청와대 인턴한다고 했는데 오히려 안 좋은 것만 보고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정상회담의 이면에 숨겨진, 동포들이 받은 괄시의 한 대목이다.
모 대학 교수는 “한국의 잘못된 성 도덕관과 권위주의적 습관을 고위층 인사들이 아직 떨치지 못하고 해외에 와서도 동포들을 깔보거나 사고를 치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출장이 잦은 고위급 인사들은 미국의 문화와 시스템이나 현지 동포들을 이해하거나 존중하려는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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