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기(motivation)가 아닐까한다. 무엇을 한다는 것… 무엇을 좋아한다는 것… 동기가 없으면 아무리 타고난 재능, 천재성도 땅 속에 묻히기 마련이다. 베토벤은 제 2의 모차르트를 만들려는 그의 아버지때문에 음악을 저주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모차르트를 넘어서보겠다는 동기는 그를 악성으로 만들었고 청각장애를 딛고 만인에게 용기를 주는, 인류의 위대한 유산을 남겼다. 무언가의 동기… 넘어설 우상이 있다는 것은 꿈이 있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꿈이 있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것이고 숨쉰다는 것…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얼마전 파바로티를 동기로 삶의 역경을 극복하고 성악가로 성공하다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 ‘파파로티’가 한국의 극장가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영화는 세 명의 다른 인물들이 각기 다른 동기를 가지고 파바로티를 꿈꾸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이야기는 선생과 제자를 중심으로 엮어가지만 파바로티의 탄생과정에는 교장의 역할도 컸다) 성악가를 꿈꾸는 깡패 (출신) 성악가와 제자를 통해 실패한 자신의 꿈을 이루려는 선생의 이야기가 감동적이다. 실화를 소재로… 내용 좋고, 연기력도 좋으며 특히 ‘빈체로…’(공주는 잠못 이루고)를 열창하는 모습이 파바로티와 오버랩…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 한다.

성악계의 전설 파바로티가 세상을 떠난지도 어언 5년이 지났다. 파바로티는 하이 C의 대가로서 그가 부르는 ‘내순 도르마’(공주는 잠 못 이루고)는 거의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큼 파바로티만의 전매특허였다. 60년도 후반부터 20여년간 그가 남긴 음반들은 20세기 오페라사에서 하일라이트로 꼽히며 이후 체중이 불어 독창회로 연명하다 말년에는 35세 연하와 염문을 뿌리는 등 다소 추하게 생을 마감했다. 타고난 성량… 미성까지 갖춘 그의 노래는 카루소와 쌍벽을 이루는 성악계의 전설이며 잔 서덜란드 등과 남긴 오페라 명반들은 당분간 그 가치가 깨지지 않을만큼 압도적인 유산들이다.

‘파파로티’란 영화는 클래식을 다룬 영화가 과연 흥행할 수 있는냐의 실험성을 남기기도 했는데, 그것이 과연 클래식 영화였는가 하는 점에도 논란의 여지가 있었다. 비록 실화였다고는 하나 조폭들의 등장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노래라고 해야 별은 ‘빛나건만’, ‘공주는 잠못 이루고’ 단 두 곡 밖에 등장하지 않는다. 실화가 주는 신선함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전개가 상투적이며 특히 클래식으로는 절대 흥행할 수 없다는 믿음 때문인지 하일라이트를 유행가로 장식하며 용두사미로 끝나는 점도 아쉽다. 그러나 한 인간이 노래를 통해 꿈을 이루는 과정… 또 한 천재 성악가를 세상에 내놓기 위해 희생하며 삶의 의미를 재 발견해 나가는 과정 등은 큰 감동으로 와닿는다.

위대한 것은 강요한다고 해서 꼭 완성되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위대함이란 오히려 시간과 비례… 세월을 두고 서서히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잘 부르는 성악가의 노래에서 감동을 느끼는 것은 그 노래의 아름다움 때문이 아니라 그 한 곡의 노래를 위해 성악가가 겪었을 고통… (한 송이 국화를 위해)피눈물의 세월이 마치 유리창 깨지듯 쨍하고 느껴져 오기 때문이다. 모든 위대한 것은 언젠가는 밝혀지기 마련이다. 꼭 파파로티의 경우 만은 것은아닐 것이다. 꿈이 있고 도전이 있는 한 삶은 늘 감동스럽다. ‘너 임마… 네 목소리는 하늘이 내렸어…’ 영화 속의 파파로티처럼 우리 모두도 어쩌면 잠재성… 완성되지 않은 천재를 꿈꾸며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