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경력 불구 각종 상 수상과 시조집도 2권 출간
작품활동뿐 아니라 거액 들여 문학상 제정하기도
99세의 나이로 처음 시집(약해지지마)을 펴내면서 시니어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심어줬던 일본의 고 시바타 도요 할머니 시인(2013년 1월 별세)처럼 북가주에서도 세월이 갈수록 더욱 왕성한 활동력을 자랑하는 시조시인이 있어 화제다.
세상의 바뀜과 세월의 흐름을 아랑곳하지 않고 70대 중반의 나이에 시조계에 입문한 송운 현원영 시조시인(사진)이 바로 그 당사자이다.
세월은 그를 비켜가고 있다.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들면 하고 싶은 것에 대한 마음도 줄어들 것이거늘 그의 시조에 대한 사랑과 정열은 더욱 깊고 높아져만 가고 있다.
벌써 두 권의 시조집(’타는 노을 옆에서’ ‘낙랑하늘 그리며’)을 펼쳐냈다. 스스로를 늦깎이 시조시인이라 칭하지만 그는 얘기한다. "덤으로 사는 내 인생 늦깎이 내 이름 섧지 않을 훌륭한 시조 하나 쓰고 싶어요"라고.
그는 늦깎이지만 늦깎이가 아니다. 지난 2003년 시조생활사 제정 53회 신인문학상(시조부분)을 비롯하여 제2회 미주동포문학상과 시천시조 문학상(해외부분)등 짧은 경력에 비춰 만만치 않은 수상 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왕성한 작품활동도 그의 자랑거리 중 하나이다. 시조생활지를 비롯하여 미주문학, 미주시인, PEN문학지, 해외동포문학지에 지금도 꾸준한, 아니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활발하게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그는 삶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지냈다. 60년에 가까운 미국 삶은 그로 하여금 목마름을 느끼게 만들었으며 대학 강단에서 후학을 가르치는 일을 끝마치고서야 그 목마름이 한국적인 것을 너무나도 모르고 살아왔음을 느꼈다고 한다. 그것이 바로 고유의 전통적인 정형시조를 75세의 나이로 다시 공부하게 만든 계기가 된 것이다.
현원영 시조시인은 자신에게 있어 ‘시조’란 "의무감이자 애국심의 발로"라고 한다. 그가 전통적인 것을 깨달았을 때 한국사람으로서 죄 지은 듯 한 느낌을 받은 이유를 "700여 년의 장구한 세월을 끊어짐 없이 이어 내려온 시조가 민족의 꽃이라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또한 시조를 쓰는 일에만 매달리지 않고 있다. 시조시인들이 더 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자리를 깔아주는 역할도 자임하고 나서면서 시조시인들을 위한 문학상을 제정, 거액을 지원해주고 있다. 2009년에 시조생활사를 통해 춘원 현석주 아동시조문학상을 제정한 후 벌써 5회째 시상식을 갖고 있으며 한국 PEN클럽에도 막대한 지원금을 기부하면서 ‘송운 시조문학상’을 제정 시조시인들의 활발한 참여를 이끌고 있다.
새로움에 대한 도전과 가장 한국적인 것이라는 시조의 활성화를 위해 오늘도 노구를 이끌고 동분서주하고 있는 80대 중반의 노 시조시인에게 한없이 솟아오르는 시상과 그에 걸맞은 귀한 시조들이 기대된다.
<이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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