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돌아오면 여운이 남게 마련..... 나에겐 여운이란 표현보단 그리움이라고 하고 싶다. 어렸을 적 우리 엄마는 어디를 가시나 "우리 아이들은 남매 쌍둥이에요"하고 입에 이 말씀을 달고 사셨다. 어린 마음에 좀 창피하기도 했고, 항상 같이 붙어 다녀야 하는 귀찮음도 있었고, 15분 일찍 태어난 죄?로 누나라는 호칭을 달고 양보의 선두자가 되었었다.
좋은 점보단 불편한 점이 많다고 느꼈던 어린시절의 쌍둥이 누이와 남동생.... 어느덧 마흔이 되어버린 지금 그 누구보다도 애틋하고 사랑하는 나의 반쪽 같은 존재이다. 밤새 10시간을 넘게 달려 동생을 보러 갔을 때가 새벽 시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잠에서 깨어 일 가기 전까지 나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병원에 나가서도 조카들 치아 치료해주느라 진땀을 빼고, 오랫만에 시간을 같이 보낸다고 나의 여정을 따라나서 내가 일할 때 우리 아이들까지 보살피며 추억을 만들어주고, 하나부터 열까지 나를 배려해주는 동생을 보면서 가슴이 참 아려왔다.
어렸을 때 ‘외동딸이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혼자이고 싶었고 많이도 싸웠었는데 지금은 전화벨이 울려 동생 이름만 봐도 기쁨의 호르몬이 생기니.....이것이 나에겐 참 큰 행복이다. 밤하늘을 보다보면 오리온 자리 근처에 쌍둥이 자리가 보이곤 한다. 그리스 신화 속 쌍둥이 카스토르와 폴룩스의 죽음을 뛰어넘은 우애의 상징이라는 스토리를 가진 별자리. 그냥 지어진 스토리가 아닌 듯하다.
15살짜리 딸과 11살짜리 아들을 보면서 이 아이들도 이 다음에 크면 나와 내 쌍둥이 동생처럼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내가 힘들 때 동생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고 동생이 힘들 때 난 최선을 다했다. 서로에게 아낌없이 주는 쌍둥이 누이와 동생이 되어있는 지금.....너무 행복하다. 지금은 누가 "형제가 어떻게 되세요? "하고 물어보면 자랑하듯 "저는 남매 쌍둥이에요"하고 먼저 말한다. 동생과 짧은 여행을 하고 돌아온 지 일주일도 되지 않은 지금 난 내 반쪽 쌍둥이 동생이 무지 그리워진다. 물끄러미 8월의 달력을 보고 있다. 우리 동생이 먼길을 달려 누이를 보러 온다고 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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