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한다. 항상 비슷한 시간에 출근을 하다보니, 대체적으로 같은 버스 운전사와 마주하는 적이 많다. 1년 넘게 마주치는 사람과 인사를 안 하기도 좀 그래서, 어느 날 부터는 버스에 탈 때마다 웃으며 “굿모닝”이라고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인사를 해도 무뚝뚝한 표정으로 고개만 까딱이길래 기분이 조금 상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분도 버스 운전사로서 일하는 게 쉽지 않아서 그러는 게 아닐까 하고 이해하기로 했다. 아침잠이 많은 나는 매일매일 출근준비를 전쟁처럼 치르며 시간을 겨우 맞추는데, 그분은 다른 사람들이 출근하기 훨씬 전, 새벽 대여섯시부터 계속 운전을 하니 말이다.
꾸준히 매일 인사를 하다보니, 언젠가부터 그 운전사 아저씨가 답인사를 해주기 시작했다. 고개를 끄덕이는 건 기본이고, 하얀 치아가 보이도록 씨익 웃으며 “하와유?” 안부인사까지. 나 역시 사람이라 아침마다 기분이 좋을 수는 없는데, 이젠 그 운전사 아저씨를 보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늦게 일어나서 아침으로 과일 한 조각도 못 먹고 나와 힘이 없을 때, 머리모양이나 옷차림이 맘에 안 들어 뾰로통할 때, 컨디션이 너무 안좋아 입을 삐죽이며 짜증이 가득할 때도 그 버스를 탈 때는 나도 모르게 웃고 있는 것이다.
미소라는 게 전염성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 말이 진짜 맞는 것 같다. 내가 누군가에게 웃으며 인사를 하자 그 사람도 답해주고, 이젠 내가 오히려 그분 덕택에 기분이 좋아지니말이다. 그래서 요즘 자주 이런 생각이 든다. 내게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물론이지만, 타인에게도 자주 미소짓고 인사하자고. 꼭 그 사람에게 화답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평소에 웃는 낯으로 다니면 내게서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칠 것 같아서다.
요즘 그 버스 운전사 아저씨랑 나는 헤어질 때도 인사를 한다. 내가 버스를 내릴 때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를 하면 그 아저씨는“좋은 하루 되세요!” 하며 꼭 답을 해준다. 그럼 나는 또 돌아보며 “당신두요!”하고 나도 모르게 웃어버린다. 그 어떤 짜증나는 일이 있던, 얼마나 피곤하건 그 순간 만큼은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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