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획-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에 가계 비상
▶ 쇠고기·돼지고기·새우 등 1년 새 천정부지, 이상기온에 야채까지… 고추장·두부도 들썩
장바구니 물가가 계속 오르면서 한인들의 가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LA 한인타운 내 한 마켓에서 한인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하상윤 인턴기자>
“뭘 하나 사려고 해도 장바구니에 담을지 말지 여러 번 고민해요…”
장바구니는 가벼워지고 주부들의 마음은 무거워지고 있다. 줄줄이 오르는 식탁 물가로 ‘장보기가 겁난다’는 말이 주부들 사이에서 자주 회자되고 있다.
최근 먹거리 가격 급등을 두고 주부들은 “왜 이렇게 물가가 오르냐”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이미 작년에 비해 두 배 이상 폭등한 쇠고기 가격에 이어 미 전역을 휩쓴 돼지 전염병으로 돼지고기 가격의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새우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56%나 급등했으며 올해 초 무섭게 올랐던 채소 가격은 계속되는 이상기온으로 종잡을 수 없이 들쭉날쭉하고 있다. 여기에 고추장과 두부 등 가공식료품 가격 인상도 예고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주부 정모씨(46)는 “필요한 물건만 양을 줄여서 사려고 하지만 알뜰살뜰하게 장보기가 만만치 않다”며 “한때 갈비는 세일가격이 파운드 당 3~4달러 선이었는데 최근에는 일부 고품질 제품의 경우 파운드 당 10달러에 달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특히 쇠고기를 비롯한 육류와 생선, 채소 등 1차 식료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서민들의 가계에 더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쇠고기의 경우 지난 주말 한인마켓에 나온 양념갈비살 세일가격은 파운드당 7.99달러.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달러가량 오른 수준이다. 치솟는 사료 값으로 미국의 소 사육두수가 사상 최저를 기록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돼 일부 도매업체에서는 ‘초이스’ 등 고품질 쇠고기는 품귀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돼지고기 역시 가격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돼지 유행성 설사병(PED)이 퍼지면서 베이컨 등 돼지고기 값이 유례없는 수준으로 오르고 있는 것. 타운 내 한 마켓의 정육부 관계자는 “올 들어 돼지고기 가격이 조금씩 올랐는데 한두 달 전쯤부터 도매가가 10% 가까이 뛰었다”며 “가뜩이나 소갈비 가격 폭등으로 손해를 보고 있는데 돼지고기 값도 뛰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새우는 ‘없어서 못 먹고, 비싸서 못 먹을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을 정도다. 올해 초 동아시아를 휩쓴 새우 전염병으로 생산량이 급감한 것과 더불어 최근 남미 관세 상승으로 가격이 폭등한 것. 지난주 흰 새우 평균 가격은 6달러 선. 전년 동기 대비 56% 급등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조만간 새우 값이 파운드 당 1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채소 및 과일의 가격 역시 여느 때보다 큰 폭으로 뛰고 있다. 아씨수퍼 채소부의 케빈 김 매니저는 “이상기온 현상으로 품목별로 돌아가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배추가격이 폭등해 쌀 때는 박스 당 6~7달러선이었던 도매가격이 25달러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일부 가공식품들도 내달 일제히 가격 인상을 앞둔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 가계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하우스푸드사는 9월부터 전 두부제품의 가격을 7% 인상하기로 결정했으며 청정원 역시 고추장 등 장류를 포함, 전반적인 가격 인상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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