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금융시장의 화약고로 떠올랐다.
통화가치 급락, 경상수지 적자, 대외부채 급등이 맞물린 인도의 금융위기는 차츰 아시아 신흥국 전체로 번질 태세다. 일각에선 외환위기를 촉발했던 1990년대 말 상황이 재현되리란 우려마저 나온다. 우리라고 안심할 순 없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국 양적완화 축소 전망에 인도 등 신흥국 20개국의 통화가치가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인도 루피화는 20일 장중 달러 당 64.05루피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연일 깨고 있다. 루피화의 가치는 올해만 16%, 2년간 44%가량 떨어졌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도 2009년 이후 처음으로 1만500루피아 이하로 떨어졌다. 태국 상황도 심상치 않다. 게다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브라질의 통화가치도 일제히 하락세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의 통화가치 하락은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양적완화 축소를 예고하면서 신흥국에 투자했던 외국 자본들이 빠르게 이탈한 탓이다. 이 때문에 인도 국채금리는 18일 9%를 기록,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인도는 실물지표마저 허약하다. 올 1분기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적자 비율은 4.8%로 사상 최대였다. 인도의 외환 보유액은 2,780억달러 규모지만 1분기 말 외채가 3,900억달러에 달한다.
설상가상 인도 정부는 해외 기업들에 대해 과세를 강화한 데다 정치마저 불안하다. 가디언은 “인도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와 비슷한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다”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기 직전 단계”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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