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여성들이 한국 대기업을 상대로 성차별 피해 소송을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연합뉴스가 미국 조지아주 북부 연방법원에서 입수한 소장에 따르면 L씨 등 미국인 여성 2명이 한국 대기업인 A사의 현지 공장에서 협력업체 파견직원으로 근무하던 중 임신했다는 이유로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지난 4월 말 해당 업체 3곳과 간부 2명을 고소했다.
A사의 한국인 매니저 김모 씨가 "임신한 여자는 회사에 골칫거리"라며 협력업체에 고용계약 종료를 지시해 해고됐다는 게 원고 측 주장이다.
L씨는 또 "임신을 이유로 작업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냐"고 따지는 자신에게 김씨가 소리를 지르며 "여기서 나가지 않으면 경비를 부르겠다"고 협박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L씨는 "매니저와 싸운 다음 날 에어컨도, 마실 물도 없고 화장실까지 고장난 빈 창고에 격리됐다"며 "협력업체 측은 ‘걱정하지 말라, 돌봐주겠다’라고 했지만 출산 후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두 여성은 지난해 9월 연방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에 제소했다가 올 초 이를 철회하고 소송으로 전환했다.
원고 측 주장에 대해 A사 측은 "황당무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A사 법인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우리와는 전혀 무관한 협력업체에서 발생한 사안인데 소송을 걸었다"며 "매니저 김 씨에 관한 얘기도 사실과 다른 일방적인 주장으로 거듭 확인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해 10월 퇴사했으며, 피고소인에선 제외됐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직원이 1차도 아니고 4차 미국 협력업체 직원과 싸우고 부당한 지시를 내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소송의 판을 키울 목적으로 대기업을 끌어들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A사와 마찬가지로 조지아주에 법인을 둔 현대중공업도 인종차별 시비로 소송을 당하는 등 한국 기업을 상대로 한 미국인 퇴직 직원들의 소송이 최근 잇따르고 있다.
현대중공업에선 해고된 백인 간부가 "직원 얼굴을 젊은 한국인으로 바꿔야 한다"는 한국인 법인장의 말을 빌미삼아 인종차별 피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1심에선 현대중공업이 승소했다.
현지의 다른 한국 대기업 간부는 "미국에선 간부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나중에 퇴직 직원의 소송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언행에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하고 있지만 친해지면 허물없이 지내는 한국 특유의 직장문화 때문에 말처럼 되지 않는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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