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채 이자 못 내면 ‘국가부도’…각종 정부 지급 지연
▶ 전문가 "전인미답…아무도 어떤 결과 초래될지 몰라"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를 증액하기 위한 정치권 협상이 교착 상태다.
미국민은 이번에도 ‘설마’하고 있지만, 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이 현실화해 14일째를 맞는 것을 보면 부채 상한 역시 쉽게 상향조정되리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재무부가 데드라인으로 경고한 날짜인 17일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백악관과 의회는 여전히 날카롭게 대치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정치권이 결국 합의에 실패해 연방정부가 돈을 더 빌릴 수 없다면 실제 어떤 일이 벌어질까.
미국 AP 통신은 가장 두려운 것은 아무도 그 여파를 모른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왜냐하면 과거에 한 번도 국가 빚 한도를 시한 내에 올리는 데 실패하거나 정부가 법정 상한을 넘겨 돈을 쓴 일이 없기 때문이다.
가정할 수 있는 결과는 복잡하지만, 좋은 결과는 하나도 없다.
최악의 위협 요소는 정부가 곧 부채에 대한 이자를 물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고, 이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즉 국가 부도 사태를 의미한다.
이로 인해 금융 시장이 내려앉고 또 다른 재정 위기나 리세션(경기후퇴)이 초래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정부가 그럭저럭 이자는 메우더라도 디폴트에 대한 우려로 투자자나 외국이 미국 국채를 토해 낼 공산이 크고 미국의 대출 금리가 치솟게 된다.
다음은 이번 사태가 가져올 가정적인 상황을 문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 정확한 의미는.
▲ 부채 한도는 연방정부가 각종 지불을 위해 빚을 질 수 있는 상한이다. 미국은 지난 수십년간 지출이 세수를 초과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빚을 져야 했다. 미국의 부채 한도는 1917년 처음 법제화했다. 1962년부터 지금까지 의회는 77차례나 채무 상한을 상향조정했다. 그게 현재 16조7천억달러에 달한다.
- 언제 한계 상황에 도달하나.
▲ 한도에는 지난 5월 이미 도달했다. 그 이후로 제이컵(잭) 루 재무장관은 돈을 더 빌리지 않고 돌아오는 각종 어음을 특별 조치를 통해 틀어막았다. 루 장관은 이마저 17일 이후에는 더 소용이 없다고 말한다. 정부는 이때가 되면 수중에 300억달러의 현금과 약간의 세입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다.
- 그래서 무슨 일이 벌어진다는 것인가.
▲ 정부는 며칠은 버틸 수 있다. 그러나 초당적 기구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이달 22일부터 31일까지의 어느 날엔가는 현금과 세수가 불충분해진다. 얼마나 많은 세입이 언제 생길지 정확하게 점칠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한 날짜는 꼽을 수 없다.
- 현금이 바닥난다는 게 정부 디폴트를 의미하나.
▲ 곧장 디폴트에 빠지는 건 아니다. 디폴트는 정부가 국채 원금을 갚거나 이자를 대지 못할 때 발생한다. 17일 이후 정부가 첫 번째로 이자를 내야 하는 날이 이달 31일이고 그 규모는 60억달러다. 이 때문에 많은 전문가는 디폴트를 면하려면 이자 지급을 최우선 순위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또 은퇴자나 퇴역군인에게 줘야 할 각종 연금이나 정부 계약자에게 지급해야 할 계약금, 의사들에게 돌려줘야 할 메디케어(노령층 의료보장) 보험료 등을 제때 지급하지 못할 수도 있다. 루 장관은 이 또한 디폴트에 버금가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재무부는 한 달에 약 1억건을 지불해야 하고 대부분 자동으로 지출되는 항목이다.
- 미국 대통령이 법정 채무 상한을 무시할 수 없나.
▲ 미국 국채의 법적 효력을 규정한 수정헌법 제14조를 들어 일각에서는 무시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백악관은 그럴 권한이 없다고 자체 분석하고 있다. 또 의회 승인 없이 발행된 국채를 누가 사겠는가.
- 글로벌 투자자들은 아직 패닉 상태가 아니지 않나.
▲ 아직 협상 타결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합의 실패가 눈앞에 닥치면 상황은 달라진다. 지난 몇 주간 단기 국채의 금리가 치솟았다. 초당정책센터(BPC)는 2011년 부채 한도 증액을 놓고 정치권이 대치했을 때 정부의 대출 비용이 13억달러, 0.5%나 늘었다고 분석한다.
- 경제에 미칠 영향은.
▲ 끔찍할 것이라는 데 대부분 전문가가 동의한다. 돈을 더 빌릴 수 없기 때문에 정부는 세수만큼만 쓸 수 있다. 이로 인해 당장 지출이 32%나 줄어든다. 골드만 삭스는 11월까지 이 상황이 이어지면 지출이 1천75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식 시장이 폭락하고 가계 자산이 축소된다. 국민도 소비를 줄일 것이다. 대출 금리가 오르면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이자율 등도 급등하게 된다.
그 여파는 전 세계로 퍼진다. 2008년과 같은 금융 위기가 올 공산이 크다. 미국의 국가 신용도 등급도 하향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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