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셧다운 연계는 안돼" 대 "내년초 다시 셧다운 추진"
▶ 크루즈 ‘고립’ 흐름…티파티, 외곽서 낙선운동 주도
지난주 재정협상 타결의 후폭풍에 휩싸인 미국 공화당의 향후 진로를 놓고 내부 노선갈등이 확산일로로 치닫고 있다.
협상타결을 이끈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전략을 수정하려는 온건파와 막판까지 강공을 밀어붙인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이 주도하는 강경파간의 대립이 전선을 넓혀가는 양상이다.
매코널 대표는 20일(현지시간)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정부를 셧다운(부분 업무정지)한 것은 보수의 정책이 아니다"라며 "다시는 셧다운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셧다운과 국가 디폴트 위기를 볼모로 오바마케어(건강보험 개혁안) 예산을 폐지하려는 강경파 주도의 전략이 ‘대실패’로 판명난 만큼 이를 분리해 대응하자는 주장이다.
매코널 대표는 "지난 7월 공화당내 상당수가 그같은 전략이 먹힐 수 없고 먹히지도 않을 것이라고 누차 경고했었고, 또 실제로 먹히지 않았다"며 "2주간이나 연방정부 공무원들에게 유급휴가를 준 것은 보수의 정책이 아니다"라고 거듭 비판했다.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CNN의 ‘스테이트 오브 유니언’에 나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민개혁법과 같은 긍정적 어젠다에서 성과를 올리는 것"이라며 "오바마케어 반대투쟁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초점을 세금이나 지출삭감 쪽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으로 공화당의 대권잠룡 가운데 한명으로 분류되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ABC 방송의 ‘디스위크’에 나와 "공화당에 약간의 자제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오바마케어 예산을 전면 폐지하기 보다는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내 강경파를 주도하는 초선의 크루즈 상원의원은 ABC 방송의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다할 것"이라며 "내년초에 다시 셧다운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당내 온건파에 확실한 각을 세웠다.
크루즈 의원은 "엉망과 같은 협상타결이 이뤄진 것은 상원 공화당 의원들이 하원 공화당 의원들을 존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일부 상원 공화당 의원들이 TV에 나와 하원 공화당 의원들과 오바마케어 폐지 노력을 모두 공격하면서 ‘우리는 성공할 수 없고 결국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사회자가 ‘동료 상원의원들이 당신을 경멸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나는 개의치 않는다"며 "나는 2천600만명의 텍사스 주민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지 당의 보스들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정치는 사정을 봐주는 게임이 아니라는 오랜 속담이 있다"며 "만일 워싱턴에서 욕먹고 텍사스에서 칭찬받는 것과 워싱턴에서 칭찬받고 텍사스에서 욕먹는 것이 있다면 나는 100% 전자를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당의 전략노선을 둘러싼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지만 큰 흐름은 온건파가 이끄는 전략수정론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 상대적으로 높아 보인다.
USA 투데이는 이날 "적어도 워싱턴 내에서는 크루즈가 다소 외로운 위치에 놓이게 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당 외곽에서는 ‘티파티’를 중심으로 한 강경 보수단체들이 당내 온건파 의원들을 겨냥한 ‘낙선운동’에 돌입하면서 당내 파워게임이 한층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특히 내년 중간선거에서 켄터키주에서 재출마하는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에 대한 지지 논란이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선거에서 티파티 후보들에게 200만 달러(약 21억원)를 몰아준 ‘상원보수주의펀드’는 최근 매코널 대표의 당내 경선 상대인 사업가 출신의 매트 베빈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잠재적 대권후보의 한명인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은 이날 폭스뉴스에 나와 "매코널 대표는 당내 여러 갈래의 다른 의견들을 조율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라며 "나는 그의 재출마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티파티 운동의 온라인 웹사이트인 티파티닷넷(TeaParty.net)은 최종 협상안에 찬성한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27명과 하원의원 87명을 ‘이름만 공화당원’이라는 의미의 ‘RINO’(Republican In Name Only)로 규정하고 ‘낙선인사’ 명단에 포함시켰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