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절’ 가장해 다가와 돈 챙기고 사라져…
▶ 최근 피해 사례들 - ■연인처럼 살갑게 접근 투자금 빼돌려 잠적 ■차 접촉사고 일으켜 수리비 바가지 씌워
부인과 사별하고 신앙생활에 열심한 한인 김모(76) 할아버지는 석 달 전만해도 생기가 넘쳤다. 교회에서 만난 한 여성이 호의를 베풀고 살갑게 다가왔기 때문. 둘은 곧바로 친해졌고 한집 살림을 시작했다. 이후 이 여성은 가계부를 도맡았고 20~30% 이자가 가능한 투자까지 제안했다.
그러나 이 여성은 김씨 할아버지의 돈을 노린 ‘꽃뱀’으로 드러났고, 할아버지는 이 여성이 준 종이각서에 서명했다가 결국 전 재산인 20만달러를 날리고 은행계좌 예금도 바닥이 나고 말았다.
LA 한인타운에서 가벼운 접촉사고를 일으킨 최모(70) 할머니는 비한인인 상대방 운전자의 친절함 덕에 경찰에 교통사고 신고를 하지 않았다. 상대방 운전자는 “안 다치셨느냐. 조금 파손된 차는 제가 아는 사람 통해 고치면 된다”며 최 할머니를 안심시켰다.
상대방 운전자의 친절에 고마움을 느낀 할머니는 그러나 당초 1,000달러면 고칠 수 있는 차량 수리비를 5,000달러나 지불하고 말았다. 검찰 조사결과 이 운전자는 노인 대상 접촉사고로 거액을 뜯어내는 상습범이었다.
이는 LA 카운티 검찰이 밝힌 노인 대상 각종 사기 범죄로 피해를 입은 한인 노인들의 사례다. 이처럼 노인들을 노리는 경제사범과 사기범들이 기승을 부리면서 카운티 검찰이 한인사회 등 소수계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피해방지를 위한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LA 카운티 검찰 소속 노인범죄 수사팀에 따르면 최근 노인 대상 사기범들은 어느 정도 경제력을 갖춘 노인들을 주요 타겟으로 삼고 있으며, 이들 사기범들은 특히 ‘친절’을 가장해 외로운 노인들의 ‘환심’을 사는 방법을 가장 흔하게 이용하고 있다.
LA 카운티 검찰에 따르면 노인대상 경제사기 대표 유형은 ▲관공서 또는 개스·전화직원 사칭 ▲자동차 수리 제안 후 과다청구 ▲보상금을 노린 접촉사고 ▲이성 친구를 가장한 사기 ▲친분을 이용한 송금 등을 꼽았다.
한인 노인대상의 경우 종교단체나 동호회에서 친분을 가장해 수십만달러 투자사기를 유도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LA 카운티 화이트칼러 범죄수사팀 라나 김 검사는 “한인 노인들은 자신들에게 호의를 베푸는 이들 말만 믿고 수만달러에서 수십만달러까지 투자에 나서는 경우가 있다”며 “투자금을 전달할 때 당사자끼리 각서만 작성하는 것도 수사와 향후 보상을 어렵게 만든다”고 전했다.
또한 외로운 남성 노인에게 여자 친구로 접근한 한 사기범은 은행 예금을 갈취하고 주택 소유권까지 자신의 이름으로 이전하기도 했다. 외로운 노인의 이웃처럼 친분을 쌓은 뒤 급전이 필요하다며 거액을 빌려간 뒤 잠적하는 사례도 흔하게 벌어지고 있다.
LA 카운티 노인범죄 수사담당인 토니 조 검사는 “최근 ‘친절’을 가장해 노인에게 접근한 뒤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최근 만연한 노인대상 사기를 당할 경우 피해자는 말년에 경제력을 상실해 큰 시련을 겪게 된다. 떨어져 사는 가족들도 언어장벽을 겪는 노인들의 일상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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